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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카탈로그 ‘다이어트 전쟁’…홈쇼핑-인터넷쇼핑에 밀려

입력 | 2005-10-24 03:06:00


《얼마 전 경기 파주시 GS홈쇼핑의 쇼핑 카탈로그 인쇄소. 막 인쇄된 쇼핑 카탈로그를 직원들이 조심스레 저울대에 올려놓았다. 무게는 450.5g. “0.5g 초과야 초과! 카탈로그 위 아래쪽을 좀 더 잘라 봐요.” 50g 단위로 비싸지는 인쇄물 우편요금을 한 푼이라도 줄이기 위해 직원들이 450g을 맞추려고 안간힘을 썼다. 쇼핑 카탈로그 업계가 원가 절감을 위한 ‘카탈로그 다이어트 전쟁’에 돌입했다. 최근 3년 사이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존을 위한 마지막 버팀목으로 원가 절감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것. 쇼핑 카탈로그 제작 원가의 50%를 우편요금이 차지하기 때문에 무게를 줄이는 것이 비용 절감의 승부처다.》

○쇼핑 카탈로그 업계, ‘아 옛날이여’

쇼핑 카탈로그 업체는 소비자들이 우편으로 받은 카탈로그에서 상품을 골라 전화로 주문하면 수익이 발생한다.

2002년 30여 개에 이르던 카탈로그 업체는 이후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에 밀리면서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국내 쇼핑 카탈로그 시장 규모는 2002년 1조1500억 원에서 △2003년 7000억 원 △2004년 5600억 원으로 급격히 위축됐다.

이 사이 30여 개에 이르던 쇼핑 카탈로그 업체 중 절반이 넘는 16개사가 사업을 접었다. 2002년에는 씨앤텔, 위더스쇼핑, 스카이쇼핑 등 8개사, 2003년엔 우리홈쇼핑, 한솔CSN 등 4개사, 지난해에는 넥스토아 등 4개사가 카탈로그 사업에서 손을 뗐다.

지금은 GS홈쇼핑, CJ홈쇼핑 등 홈쇼핑 업체가 제작하는 카탈로그가 각각 월 300만, 200만 부로 업계 1, 2위다. 카탈로그 전문 업체 두산오토가 약 100만 부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박영호 두산오토 마케팅 팀장은 “인터넷 쇼핑몰이 급성장한 데다 2002년 이후 두 차례에 걸친 우편요금 인상도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0.1g이라도 줄여야 산다

GS홈쇼핑의 카탈로그 ‘샵포유’는 얼마 전 종이 1장 무게를 48g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기존 60g에서 12g이나 줄인 것.

패션지 종이(75∼80g)나 시사주간지(54∼60g)보다 가벼워지고 신문(46∼48g) 무게와 비슷해졌다.

GS홈쇼핑 카탈로그 담당 최강배 과장은 “종이 무게를 줄이면 카탈로그 1권에 8페이지를 더 넣을 수 있다”며 “비슷한 비용으로 상품 40∼50개를 더 소개해 3억 원 이상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카탈로그 업체들은 3개월가량 물건을 사지 않는 고객을 회원에서 제외시키는 ‘디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대신 우수 고객에게는 택배회사 직원이 카탈로그를 직접 배달해 주는 타깃 고객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GS홈쇼핑은 10월호부터 신규 고객용, 우수 고객용, 일반 고객용 등으로 고객을 세분화해 카탈로그를 발행한다.

2003년 매출 부진으로 카탈로그 사업을 포기한 현대홈쇼핑은 올해 9월 여성 잡지와 제휴해 부록 형태로 잡지 속에 카탈로그를 넣어 격월로 배포하고 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