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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푸드]동네서 즐기는 외식

입력 | 2005-10-28 03:01:00


서울 노원구 중계동 아파트 단지 인근에 있는 ‘스위트리’. 가족이 편안한 차림으로 와서 식사할 수 있는 ‘동네 식당’ 네이버후드 레스토랑이다. 변영욱 기자

《‘네이버후드 레스토랑(Neighborhood Restaurant)’를 통해 새로운 외식 풍속도가 나타나고 있다.
격식있는 외식에서 일상형 외식으로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고 있는 것.
이 같은 변화는 주5일 근무제 시행 이후 레스토랑들이 지역 밀착형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욕구에 부응하려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네이버후드 레스토랑은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다양한 메뉴를 내면서도 1만 원 전후의 저렴한 가격과 편안한 복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분위기의 식당. 2∼3년 전 미국에서 시작된 캐주얼 다이닝(Casual Dining)의 한국형이다. ‘애플비즈 네이버후드 그릴 앤드 바’가 원조로, 지점마다 특색을 살려 인테리어를 하는 등 ‘동네 식당’ 이미지를 최대한 살렸다.
○ 고급스러운 ‘동네 식당’
국내에서 ‘네이버후드 레스토랑’ 개념을 처음 도입한 곳은 CJ푸드빌의 스위트리. 이곳은 서울 노원구 중계동 아파트 밀집 지역에 있어 인근 주민들이 주 고객이다.
피자와 스테이크 등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메뉴가 대부분 1만 원 미만이다.
가족과 함께 자주 온다는 장선익(42·자영업·서울 노원구 중계동) 씨는 “아기(1세)를 유모차에 태우고 큰 아이(10세)와 함께 걸어올 수 있고, 시설이나 메뉴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좋다”고 말했다. 이곳은 ‘엄마 그룹’을 위해 수유실과 유아 휴게실까지 두고 있다.
‘타운 다이닝(Town Dining)’을 표방하는 에릭스 뉴욕스테이크하우스(본점 02-535-9845)는 서울 강남과 경기 성남시 분당 등에 체인점을 두고 있다. 점심 스테이크 세트 메뉴가 7000원부터다.
최근 경기 안양시 안양역 인근에 문을 연 스테키팬(031-447-1050)은 햄버그스테이크 전문점. 어린이 정식(3000원)과 오리지널 햄버그스테이크(5000원) 등 저렴한 메뉴가 대부분이다.
기존 패밀리 레스토랑도 주택가를 중심으로 네이버후드 레스토랑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베니건스 잠원점은 엄마와 함께 오는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학교를 열고 있고, 올림픽공원점은 주부들을 위한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분당 서현점은 집까지 음식을 배달해 준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양재 명동 종로점은 매주 한 번 오전 8∼9시 인근 직장인과 지역 주민 선착순 100명에게 빵 수프 커피를 준다. 주택가 점포에서는 동네 유치원 아이들을 초대해 매장과 주방 투어를 해 준다.

○ 주5일 근무제로 각광
네이버후드 레스토랑이 자리잡는 이유는 주5일 근무제와 외식업계의 시장 개척 덕분. 주말이 길어지고 가족 중심 문화가 확산되면서 유흥가와 오피스 상권이 침체되고 주거지 상권이 뜨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엔 프랜차이즈 업계도 주택가를 우선 고려하는 추세다.
FC창업코리아 강병오(40) 대표는 “주말에 여행보다 집 근처에서 쉬는 이들이 많아 주거지 상권 중심으로 외식업이 인기”라며 “소비자들의 입맛이 높아지면서 주택가의 허름한 ‘밥집’이 아닌 인테리어와 메뉴가 업그레이드된 식당이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차려 입고 나가서 먹는다’는 외식(外食)이 가깝고 편안한 장소에서의 일상적 행위로 바뀌는 추세라고 설명한다.
우송대 국제호텔외식경영학과 김철원(40) 교수는 “동네 식당에서 더 나아가 쇼핑과 외식을 겸할 수 있는 대형마트의 푸드코트나 집으로 사 들고 와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테이크아웃 매장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