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와 중국 무술에 영상 무술을 결합한 새로운 무술을 보급하려는 1970년대 무술 영화 스타 왕호 씨. 전설적인 쿵후 영화스타 리샤오룽의 유작인 ‘사망유희’에 출연했던 왕 씨(아래)와 당시 리샤오룽의 날렵한 모습(왼쪽). 이훈구 기자
전설적인 쿵후 영화스타 리샤오룽(李小龍·브루스 리). 그가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K-1이나 프라이드 등의 이종격투기 대회에 출전했다면 어땠을까.
리샤오룽의 마지막 작품인 ‘사망유희’에서 극중 리샤오룽과 대결했던 한국인 무술가 왕호(53) 씨.
그가 내놓은 답은 간단하다. “리샤오룽은 결코 이종격투기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리샤오룽은 영화에서 보듯이 실제 무술의 고수였고 중국인 사이에서 대단한 추앙을 받았다”며 “그런 그이기에 싸움닭 대신 사람을 내세우는 것과 다름없는 이종격투기 대회에는 절대 출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대문파’ ‘찬선생과 조전화(천하제일권)’ 등 40여 편의 한국 및 홍콩 무술영화에서 주연과 조연으로 출연하며 화려한 발차기로 1970년대를 풍미했던 왕 씨가 28일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회관에서 한국과 중국의 무술을 결합한 새 무술 ‘대한천지무예도’의 창립식을 가졌다. 정신 수양과 집중력을 위해 도자기 빚기, 서예 등도 천지무예도의 훈련 과정에 포함된다. 액션 배우로, 또 무술 영화의 감독을 맡았던 경험을 살려 액션 배우를 위한 무술 지도도 할 계획이다.
젊은 시절 해병대 태권도팀 소속 선수로 활동했던 왕 씨는 야외에서 돌을 격파하며 훈련에 몰두했고 당시 새로운 액션 배우를 발굴하기 위해 한국을 오가던 홍콩 영화사 골든하베스트 관계자의 눈에 띄어 영화계로 진출했다. 그는 순간 동작을 암기해 연기하는 무술 배우는 행동에서 오차가 생기면 바로 부상하기 때문에 평소 무술 훈련을 게을리 할 수 없었다며 자신의 영화 속 이미지가 허상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홍콩 배우 훙진바오(洪金寶) 등과 한국 홍콩 합작영화에 기여한 공로로 기념패를 받았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