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 마스터스 명예의 전당’에 첫 번째로 이름을 올린 김성대 씨(왼쪽)가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경주=특별취재팀
“지난해 동아일보 경주오픈마라톤에 처음 참가해 풀코스 3위(2시간 31분 21초)를 해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찌감치 25km 지점부터 선두로 치고 나갔습니다.”
올해 처음 제정된 ‘동아마라톤 마스터스 명예의 전당’에 1호로 등극한 남자 풀코스 1위 김성대(26·위아) 씨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전남 순천시 광양실업고에 다닐 때 육상선수 생활을 한 적이 있지만 무릎이 아파 지난 8년 동안 거의 달리기를 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위아에 입사해 달리기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직원 1500여 명이 대부분 마라톤을 하고 있기 때문에 힘도 났고요.”
동아일보 2005 경주오픈마라톤 참가자들이 웅장한 신라 고분들 앞을 지나고 있다. 1만여 명의 마라토너들은 천년 고도 경주의 역사와 문화를 느끼며 달렸다. 경주=특별취재팀
경남 창원시의 자동차부품업체인 ㈜위아의 기업정신은 마라톤. 2000년부터 노사단결을 위한 마라톤 붐이 일었다. 이번 대회에도 600여 명이 참가해 노란색 유니폼 물결을 이뤘다.
키 181cm, 몸무게 65kg인 김 씨는 퇴근 후 2시간가량 꾸준히 연습했다. 한 달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달리는 게 김 씨의 마라톤 방법.
미혼인 김 씨는 골인을 한 뒤 곧 순천에 계시는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다.
“어젯밤 통화하면서 잘 뛰라고 하셨어요. 마라톤 덕분에 취업을 하고 부모님도 기쁘게 해드렸으니 정말 기분이 좋네요.”
경주=특별취재팀
▽스포츠레저부=양종구 정재윤 기자
▽사회부=최성진 차장 이권효 기자
▽사진부=신원건 김미옥 기자
▼女풀코스 우승 배정임씨…여성 첫 명예의전당에▼
여자 풀코스 우승자 배정임(39) 씨는 2시간 59분 26초로 결승선을 끊어 당당히 ‘서브3’에 성공해 여성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배 씨는 “극한의 고통 뒤의 쾌감은 뛰어본 사람만 알 수 있다. 뛰면 뛸수록 힘이 난다”며 앞으로도 계속 마라톤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男하프 우승 김희범씨…삼수끝에 정상 올라▼
김희범(38) 씨는 하프코스에 3번째 도전해 정상에 올랐다. 학창시절 육상 중장거리 선수 생활을 잠깐 했었지만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한 것은 6년 전부터. 회사 일을 마치고 1시간 이상씩 달린다는 그는 “회사에서 달리는 사원들에게 배려를 많이 해줘 매일 즐기면서 달린다”고 말했다.
▼女하프 2연패 하유숙씨…뛰면서 스트레스 날려▼
하유숙(46·부산마라톤연합회) 씨는 “감기에 걸렸는데 2년 연속 우승해 너무 좋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남 1녀를 둔 가정주부인 하 씨는 매일 5km를 즐기면서 달리며 스트레스를 푼다고. 4년 전 마라톤을 시작했고 각종 마스터스대회에 출전해 풀코스도 벌써 3번이나 우승했다.
▼男10km 우승 백정열씨…입문 3년만에 베테랑▼
10km 남자부문 우승자 백정열(28·한국전기초자) 씨는 마라톤을 시작한 지 3년 됐는데 경주코스가 가장 인상적이라고. 경북 구미시의 구사모(구미사랑모임) 회원들과 함께 마라톤 훈련을 하고 있는 백 씨는 올해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의 2시간 35분이 개인 최고기록인 마라톤 베테랑이다.
▼女10km 우승 이민주씨…경주의 가을에 취해▼
10km 여자부문 우승자 이민주(35) 씨는 올해만 하프코스 또는 10km 부문에서 19번째 우승. 174cm의 훤칠한 키에 30대 주부임이 무색할 정도의 몸매와 과감한 패션으로 마라톤계의 ‘샤라포바’로 불린다. 이 씨는 “경주의 문화유적과 가을 향기에 흠뻑 취해 뛰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