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대한불교 조계종 제32대 총무원장으로 선출된 지관 스님이 선거가 끝난 직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을 찾아 부처님께 합장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대한불교 조계종 제32대 총무원장에 지관(智冠·73·가산불교문화연구원장) 스님이 선출됐다. 지관 스님은 31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실시된 총무원장 선거에서 선거인 320명 중 165표를 얻어 146표를 얻은 정련(定鍊·63·부산 내원정사 주지) 스님을 누르고 조계종 행정 책임자의 자리에 올랐다. 장주 스님은 1표가 나왔다. 무효는 8표.》
지관 스님은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화합을 바탕으로 종단이 안정되고 한국불교가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구체적인 종단 화합 방안은….
“1994년과 1998년 두 차례에 걸쳐 종단을 위한 생각과 입장이 달랐던 스님들이 징계를 당해 승적이 박탈됐다. 이제 10년의 세월이 흘렀으니 종정 예하의 뜻을 받들고 원로 스님들의 중지를 모으며 종회에서의 절차를 밟아 이들을 풀어 주어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반대하는 분들의 이해도 구하려 한다.”
―전임 법장(法長) 스님이 생전에 생명나눔실천운동을 주도했는데 이 운동을 이어 나갈 계획은 없는가.
“불가에서는 다비(茶毘) 외에도 수장(水葬) 등 다양한 장례를 인정하고 있고 장기 기증도 이에 배치되지 않는다. 법장 총무원장님의 숭고한 유지를 받들어 앞으로도 많은 스님과 신도들이 생명나눔실천운동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 나도 적당한 때에 장기 기증 서약을 할 것이다.”
―앞으로 불교의 대(對)사회 활동 방안은….
“그동안 불교계에서는 절을 새로 짓거나 확충하는 외향적이고 물질적인 불사(佛事)를 많이 했다. 그러나 앞으로 이런 불사는 줄이고 대신 정신적 수행 불사에 더 비중을 두겠다.”
1947년 해인사로 출가한 스님은 해인사 주지, 조계종 중앙종회 부의장, 조계종 총무부장, 동국대 총장, 문화공보부 문화재위원 등을 역임했다.
스님은 또 1991년 한국 불교학 연구를 통한 불교 중흥을 위해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을 개원했고, 1982년부터 불교대백과사전인 가산불교대사림(伽山佛敎大辭林·총 15권 중 현재 7권 발간)을 펴내 대표적 학승(學僧)으로 꼽힌다.
현재 경국사(서울 성북구 정릉동) 조실과 원로의원, 동국학원 이사를 맡고 있다. ‘한국불교전서’ ‘불교교단발달사’ 등의 저서가 있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