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탤런트로부터 골프와 술 접대를 받고 출연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었던 이모 PD에 대해 자체 감사를 벌여 향응과 대가성을 인정하는 감사보고서를 냈다. ▶본보 10월 10, 11일자 보도
본보가 단독 입수한 KBS 감사보고서는 “이 PD가 접대를 받았으며 이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해당 출연자가 KBS 드라마에 출연하는 데 일정 부분 역할을 하였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지난달 27일 정연주(鄭淵珠) KBS 사장에게 보고됐으며 31일 이 PD 징계 문제를 다룰 특별 인사위원회가 소집됐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연기됐다.
이 PD는 감사보고서가 나온 직후인 지난달 28일 자신이 맡고 있던 KBS PD협회장과 PD연합회장 직을 물러났다. 그러나 이 PD는 사퇴 성명서에서 “사퇴가 접대성과 대가성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PD는 2003년 8월 KBS 카메라맨 최모 씨로부터 탤런트 L 씨를 소개 받은 뒤 총 5회에 걸쳐 술과 골프, 식사 접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사보고서는 이 PD가 2003년 10월 평일에 휴가도 내지 않은 채 L 씨와 함께 골프를 쳤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골프와 술 접대 후 L 씨는 2004년 KBS 2TV ‘TV소설 그대는 별’에 출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 PD는 감사가 시작된 후인 9월 19일 L 씨에게 170만 원을 돌려주었으나 본보 보도 후인 10월 11일에는 L 씨를 공갈 협박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 PD는 “L 씨와 방송 출연 등에 대한 얘기는 일절 하지 않았다”며 “L 씨가 술자리가 있은 지 2년이 지난 후 당시 비용의 수십 배의 금품을 요구하며 사실을 언론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돈을 돌려주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