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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눈/토머스 프리드먼]高성장 중국 ‘환경’에 눈떠야

입력 | 2005-11-02 03:11:00


지난주 ‘차이나 데일리’의 한 칼럼니스트가 중국인들에게 나무젓가락 대신 손으로 식사할 것을 제안하는 칼럼을 썼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칼럼니스트 쩌우한루가 밝힌 까닭은 이렇다.

“산림자원은 더는 풍족하지 않고 대지도 녹색을 잃었다. 지하수는 고갈되고 있으며 인구는 급속히 늘고 있다. …중국에서만 해마다 45억 쌍의 일회용 나무젓가락이 사용된다. 이는 다 자란 나무 2500만 그루에 해당한다.”

그는 “중국인들은 부유해질수록 더 넓은 집과 더 큰 가구를 갖고 싶어 한다. 신문은 광고 시장에서 더 큰 몫을 차지하기 위해 지면을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 문제가 대두되는 만큼 중국은 일회용 나무젓가락의 사용을 중단하고 재사용할 수 있는 쇠젓가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더 좋은 것은 우리가 손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칼럼에서 중국이 연간 9%대의 고성장을 지속하는 동안 환경의 극한에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중국은 에너지 자원에 있어서는 세계에서 가장 자본주의적인 국가다. 유럽은 이제 주당 35시간 근무를 지킬 수도 없고, 풍요로운 복지국가도 아니다. 인도 동유럽 중국의 저임금 및 그들의 큰 포부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중국의 자본주의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무얼까. 정치적인 몰락 외에 중국의 성장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것은 이제 환경이다. 지난해 한여름에 선전(深(수,천)) 시의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 ‘샘스 클럽’의 한 매장에서는 일주일 동안 에어컨 1100대를 팔아 치웠다.

중국 정부는 환경이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남벌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 선전을 거대한 회색 연기로 뒤덮는 석탄발전소의 대체물을 찾고 있기도 하다.

중국 정부가 힘을 기울이는 또 한 가지는 공무원들의 판단 기준을 바꾸는 것이다. 이제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유일한 평가 단위가 아니다.

상하이(上海) 펑궈친 부시장은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옮겨 가는 기간에는 경제지표가 단 하나의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시민들은 공무원들이 경제개발에 쏟는 정성만큼 생태보호에도 관심을 보여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공산당의 정당성이 생활수준을 높이는 데 달려 있다면, 불경기와 대량 실업을 봐줄 만한 여유가 없다.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농촌지역까지 성장을 확대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시골마을의 상당수가 벌써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그들이 일거리를 찾는 동안 자행된 남벌과 오염된 강에 분개하는 것이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주 중국을 방문해 군사 문제와 관련한 회담을 가진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다분히 20세기적이다. 중국이 강해진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가설일 뿐이다. 반면 중국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 성장한다면 지구촌 환경에 재앙이 닥친다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규제만으로는 중국과 세계의 환경을 구할 수 없다. 1998년 중국 당국이 대부분의 자연림에서 벌목을 금지한 뒤 중국은 러시아 아프리카 미얀마 브라질 등에서 목재를 수입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숲을 황폐화하고 있다.

이것이 통합관리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 그리고 미국과 중국이 추구할 가장 중요한 전략은 기업 정부 비정부기구가 힘을 모아 지속 가능한 개발 형태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중국은 자체 모델을 만들어야 하고 다른 국가들은 덜 쓰고 덜 배출하면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경제, 환경, 국가 안전의 문제다.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