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줄기세포허브는 외국의 강력한 요청 때문에 만든 것입니다.”
1일 서울대병원에 문을 연 뒤 이틀 만에 1만 명이 넘는 환자가 몰려들 정도로 관심이 높았던 세계줄기세포허브에 대해 황우석(黃禹錫·53·사진) 서울대 교수는 4일 “법적인 걸림돌 때문에 자기 나라에서는 만들지 못하는 외국 학계의 요청이 워낙 강했다”고 설립 배경을 밝혔다.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생명의 날’ 행사에 연사로 초청된 황 교수를 파리 시내에서 단독으로 만났다.
황 교수는 “이렇게까지 신청이 폭증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e메일 등을 통해 문의해 온 외국인이 한국인 신청자의 20배가 넘는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또 허브가 문을 연 뒤 스페인 독일 등 각국에서 참여 의사를 밝혀 왔다고 전했다.
국정감사 자료 제출 요구와 관련한 최근 논란에 대해 황 교수는 “공개하기 어려운 자료 요청이 있긴 했다”면서도 “사석에서 지인들에게 요즘 바빠 힘들다고 하소연한 얘기가 과장돼 보도됐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프랑스 생물학자연합회가 주최한 행사. 이날 참석자들은 “언제부터 줄기세포 복제 연구를 했나” “연구의 성공률은 얼마나 되나”며 황 교수의 연구에 큰 관심을 보였다.
황 교수는 “세계 각국을 돌아다녀 보면 한국의 기술은 외국이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앞서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생명공학 강국인 영국과 프랑스도 이젠 한 수 아래”라고 말했다.
그는 연구실 안팎의 일화도 들려줬다. 복제 개 스너피를 만든 뒤 연구팀은 ‘개까지 복제를 하나’는 외국의 비판 여론이 있을까봐 공개를 놓고 고민했다”고 소개하면서 “이제는 외국 귀빈들이 한국에 올 때면 스너피를 보고 싶다는 요청이 잇따를 정도로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