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인들의 잇단 검찰 소환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착잡하다.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조사받은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과 장흥순 전 터보테크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가 이번 주 발표될 예정이다.
김형순 로커스 대표도 같은 혐의로 검찰의 소환조사가 임박했다.
박 전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던 대표적인 원로 기업인. 장 전 대표와 김 대표는 1990년대 후반 벤처신화의 1세대 주역으로 각각 벤처기업협회 회장과 부회장을 지냈다.
신 구세대의 대표적 기업인들이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비슷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 재계의 도덕적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검찰은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한 의도적인 분식회계였는지, 이 과정에서 횡령이나 배임은 없었는지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회장의 검찰 수사는 7월 박용오-용성 형제간 그룹 회장직 승계를 둘러싼 갈등이 비리 폭로로 이어지면서 시작됐다. 따라서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간 진흙탕 싸움에서 비롯된 감정 격화가 검찰 수사를 부른 ‘자중지란’의 성격이 있다.
벤처 1세대를 대표하는 터보테크와 로커스의 분식회계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터보테크는 양도성예금증서(CD) 형태로 700억 원대의 자산을 부풀려 계상했다고, 로커스는 2000년과 2001년 매출 및 주식매각대금을 과다 계상하는 방법으로 530억 원의 분식회계를 했다고 각각 자진 공시한 상태다.
대부분의 벤처기업은 1999∼2001년 벤처 거품기에 코스닥 시장에 등록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강화된 등록 요건을 맞추기 힘들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터보테크 등의 분식회계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된 35개사 중 벤처 거품기에 등록된 기업이 23개사로 전체의 66%에 이르렀다. 전체적으로는 벤처 거품기 3년 동안 코스닥 시장에 들어간 553개사 중 161개사가 퇴출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정례회의에서 콜금리 수준을 결정한다. 미국이 1일(현지 시간) 연방기금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상황에서 금통위가 콜금리 목표를 어떻게 정할지 주목된다.
금융전문가들은 금통위가 지난달 한차례 콜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이번에는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11일은 농업인의 날. 십일월(十一月) 십일일(十一日)을 조합하면 농업을 상징하는 흙 토(土)자가 2개 겹친다(土月土日).
하지만 농심(農心)은 16일 쌀 관세화 유예협상 비준 동의안의 국회 본회의 표결에 쏠린 탓인지 축제일을 앞두고도 심란한 것 같다.
이강운 경제부차장 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