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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시대! 우리가 대표주자]유리자산운용 ‘그로스앤인컴’

입력 | 2005-11-08 03:02:00

그로스앤인컴펀드를 운용하는 유리자산운용 운용팀. 왼쪽부터 박숙희 대리, 이택환 주식운용본부장, 인종익 기업분석팀장. 신원건 기자


《최근 1년간 증권가에서 가장 화제가 된 펀드는 유리자산운용의 유리스몰뷰티펀드였다. 이 펀드의 1년 수익률(지난달 말 기준)은 무려 154.72%. 2위권인 신영마라톤주식형(73.66%), 한국부자아빠거꾸로주식형(71.67%), 골드플랜연금주식형(61.77%), 미래에셋3억만들기배당주식형(58.39%) 등 경쟁 상품의 수익률보다 크게 높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눈부신 성적표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도 있다. ‘중소형주에 특화된 펀드가 때마침 중소형주 강세장을 만나 우연히 높은 수익을 얻은 것’이라는 지적이다. 스몰뷰티펀드의 믿기 어려운 성과는 과연 우연일까, 실력일까. 유리자산운용이 스몰뷰티펀드의 후속으로 내놓은 ‘그로스앤인컴(Growth & Income)펀드’가 어떤 성적을 올리느냐에 따라 그 평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스몰뷰티펀드의 후광효과

그로스앤인컴펀드는 9월 28일 출시됐다. 펀드 운용 기간이 한 달을 약간 넘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 펀드에 벌써 546억 원(4일 기준)이 모였다. 스몰뷰티펀드의 후속 펀드라고 알려진 것이 인기의 원인이다.

스몰뷰티펀드는 9월 말 현재 수익률이 170%를 넘어선 이후 가입자를 추가로 받지 않고 있다. 중소형주에만 투자하는 펀드여서 규모가 너무 커지면 운용이 어려워지기 때문.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그로스앤인컴펀드를 출시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고객은 이 펀드를 스몰뷰티펀드의 대체재(代替財)로 여기고 있다. 4일 현재 이 펀드의 수익률은 3.59%로 아직 성과를 논하기에는 이른 상태다.

그로스앤인컴펀드는 여러 면에서 스몰뷰티펀드와 비슷하다.

우선 두 펀드의 운용 인력이 완전히 일치한다. 또 펀드를 출시하기 전에 6개월 정도 시뮬레이션 기간을 가진 것도 비슷하다.

스몰뷰티펀드는 출시 전에 시험 운용한 결과 적어도 80% 이상의 수익률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판매를 시작했다. 그로스앤인컴펀드도 시험 운용한 결과 1년 예상 수익률이 42%에 이를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또 펀드를 판매하기 전에 투자 대상 종목의 선정을 끝냈다는 것도 공통점. 스몰뷰티펀드와 그로스앤인컴펀드 모두 출시 전에 투자 대상 종목의 선정을 마쳤으며 돈이 들어오는 대로 종목을 사들이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성장하는 고배당 주식에 투자한다”

차이점이라면 스몰뷰티펀드가 시가총액 1000억 원 미만의 중소형주에만 투자하는 데 비해 그로스앤인컴펀드는 이런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유리자산운용 이택환 주식운용본부장은 “그로스앤인컴펀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성장하는 배당주’에 투자하는 펀드”라며 “배당수익률이 높고 순이익이 매년 늘어나는 회사라면 대형주이건 중소형주이건 구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우선주나 현대자동차 우선주 등 우선주에 많이 투자하는 것도 이들 종목이 보통주보다 배당수익률이 높기 때문.

다만 펀드 이름의 ‘그로스(Growth·성장)’라는 단어가 정통 성장주를 말하는 게 아니라는 점에는 유의해야 한다.

이 펀드에서 말하는 ‘성장’의 개념은 ‘이익이 많이 늘어나는 가치주’라는 뜻에 가깝다. 따라서 이 펀드는 인터넷이나 정보기술(IT) 관련주 등 정통 성장주에는 거의 투자하지 않는다.

결국 이 펀드는 중소형주에만 투자해 온 스몰뷰티펀드의 투자 철학을 대형주에까지 확대한 펀드라고 볼 수 있다.

스몰뷰티펀드의 성과에 신뢰를 갖고 있는 투자자라면 이 펀드를 ‘스몰뷰티펀드 2탄’으로 여겨도 무방하다는 평가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