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탈(脫)이념화 경향이 여론조사에서도 뚜렷이 나타났다.
본보가 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통령의 국정운영 능력 중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서 ‘경제문제 해결능력’을 꼽은 20대 응답자의 비율은 63.5%로 30대(60.9%)보다 많았다. 50대(69.4%)에는 뒤졌지만 40대와 같은 수치였다. 30대에 비해 20대는 실용적 정서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통일문제 해결능력’을 꼽은 20대의 비율은 1.7%에 불과했다. 30대(4.3%) 40대(3.4%) 50대 이상(4.8%)에 비해 훨씬 적었다. 20대의 경우 이데올로기에는 그만큼 관심이 적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우리 정부가 외교상 어느 나라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나’라는 질문에서 ‘미국’을 꼽은 20대의 비율(49.7%)이 30대(48.5%)보다 많았다. 반면 ‘북한’을 꼽은 비율(10.6%)은 30대(12.2%)보다 적었다.
최근 ‘반(反)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교육 동영상 자료’로 파문을 일으켰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활동에 대해서도 20대의 48.3%는 ‘반대한다’고 답했다. 30대(42.8%)에 비해 훨씬 높고 모든 연령대의 평균(52.7%)에 근접하는 수치다.
이 밖에 진보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도(18.2%)가 30대(23.0%)보다 낮고 보수정당이라는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도(30.4%)는 30대(30.0%)를 상회했다.
이 같은 결과는 미세한 차이이긴 하지만 젊을수록 진보적이라는 ‘고정관념’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결과다. 자신의 정치적 이념 성향을 묻는 질문에 20대의 50%가 ‘중도’라고 답했다. 30대에서는 중도라는 응답이 46.1%, 40대는 47.1%, 50대 이상은 43.6%였다.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20대에서 ‘탈이념’ 중도층이 가장 많은 것.
강원택(康元澤)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30대와 달리 20대는 이미 민주화된 사회에서 성장기를 보냈기 때문에 고정된 이념보다는 개인적 이해관계에 따라 정치성향을 갖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 때문에 북한이나 통일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오히려 기성세대에 비해 덜 감성적”이라고 덧붙였다.
여론조사로 본 20대의 성향항목비고정치적 이념 성향‘중도’(50.0%) 답변 비율 모든 연령대 중 최고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국정 능력‘경제문제 해결 능력’(63.5%)을 꼽은 비율이 30대(60.9%)보다 높고,‘통일문제 해결 능력’(1.7%)을 꼽은 비율은 모든 연령대 중 최저외교상 중요하게 생각해야하는 국가‘미국’(49.7%) 답변 비율 30대(48.5%)보다 높고, ‘북한’(10.6%) 답변 비율 30대(12.2%)보다 낮아전교조 활동 지지하나‘반대’(48.3%) 답변 비율 30대(42.8%)보다 높아 북한이 핵무기 포기할까‘포기하지 않을 것’(80.2%) 답변 비율 모든 연령대 중 최고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