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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전국연합 창립]개혁적 보수, 대중운동 깃발 올렸다

입력 | 2005-11-08 03:02:00

7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뉴라이트 전국연합 창립대회에서 상임의장으로 추대된 김진홍 목사(앞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와 8명의 공동대표 등 임원진이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공동체 자유주의’를 지향하는 뉴라이트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가 정체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뉴라이트 네트워크’가 출범한 데 이어 7일 뉴라이트 전국연합이 창립대회를 가짐으로써 중도 보수 운동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뉴라이트 전국연합 창립=뉴라이트 전국연합과 뉴라이트 전국연대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양 단체 회원 7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뉴라이트 전국연합 창립대회를 가졌다. 전국연합은 이날 김진홍(金鎭洪·두레공동체 대표) 목사를 상임의장으로 선출했다. 공동대표에는 이화여대 강혜련(姜惠蓮·경영학) 교수와 연세대 유석춘(柳錫春·사회학) 교수, 중앙대 제성호(諸成鎬·법학) 교수 등 8명의 교수가 선출됐다.

뉴라이트 전국연합 창립대회

이날 대회에는 박근혜(朴槿惠) 한나라당 대표와 한화갑(韓和甲) 민주당 대표,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 국민중심당 신국환(辛國煥) 대표, 한나라당 박진(朴振) 김문수(金文洙) 의원 등 정치인들이 하객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전국연합은 창립선언문을 통해 “우파의 리더십과 기획력, 실행력이 없었다면 지난 60년의 성공의 역사는 불가능했다”며 “뉴라이트는 ‘올드 라이트’의 긍정적 유산을 적극 계승하고 올드 라이트가 만들어낸 성공 신화 속에 가려진 잘못된 유산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전국연합은 또 “개인의 존엄과 자유, 권리를 존중하는 ‘정치적 자유주의’와 시장의 자원배분 기능을 통해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경제적 자유주의’ 실현과 함께 ‘공동체주의’를 통해 빈부 격차나 소외, 차별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노무현(盧武鉉) 정권의 좌(左)편향 개혁을 자유주의적 개혁으로 전환시키고 2007년 대선에서 좌편향 정권의 재집권을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현재 5300여 명의 회원을 둔 전국연합은 2007년까지 전국 234개 시군에 지역조직을 세우고 10만 명의 회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김 상임의장은 “뉴라이트 운동은 정치운동이 아니라 가치운동, 시민운동이며 대중화운동”이라며 “뉴라이트가 나라를 살렸다는 전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박효종(朴孝鍾·국민윤리교육과) 교수는 축사를 통해 “개혁된 보수를 표방하는 뉴라이트 전국연합이 지금은 작은 나비의 날갯짓에 불과하지만 오래지 않아 한국 사회에 커다란 폭풍우를 몰고 올 거대한 움직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박 대표는 축사를 통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신념을 공유한 한나라당과 뉴라이트 전국연합이 나라를 걱정하는 동지로서 동반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선택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간의 경쟁이 끝났으며 이념논쟁에 매달릴 때가 아니다”며 대안세력으로서의 뉴라이트 활동을 강조했다.

손 지사는 “뉴라이트 세력이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뉴라이트 운동의 향후 전망=뉴라이트 전국연합 출범으로 뉴라이트 운동단체는 지식인 중심의 뉴라이트 네트워크와 대중운동단체 성격이 강한 전국연합의 쌍두 체제가 됐다.

지난달 18일 자유주의연대를 중심으로 한 8개 단체가 발족한 뉴라이트 네트워크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학자와 전문가, 시민운동가 등이 중심이 된 엘리트 운동단체다. 반면 뉴라이트 전국연합은 전국의 대학 청년조직을 기반으로 한 지역 중심의 대중운동단체를 표방하고 있다.

네트워크가 뉴라이트 운동의 정치화에 반대하고 기존 보수(올드 라이트)와 차별화를 강조하는 반면 전국연합은 정당과는 일정한 선을 긋되 회원들의 정치 참여를 허용하고 올드 라이트와의 연대에도 적극적이다. 양 단체의 통합에 있어서도 네트워크는 신중한 입장인 반면 전국연합은 적극적이다.

그러나 양자에 참여하는 인사들 중에서는 겹치는 명단이 많아 통합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