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사진) 의원이 유력한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고건(高建) 전 총리에 대해 “행정의 달인이라고 하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책임지지 않는 행정을 펼쳐왔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지난 7일 오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고 전 총리가 가장 득을 보는 게 노무현 대통령 때문”이라며 “노 대통령이 말씀하시면 국민들은 늘 해석하기 바쁘고 불안정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이미지의 고 전 총리가 상대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지만 고 전 총리가 정치권으로 들어오면 검증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그 첫 번째 이유로 “고 전 총리가 ‘행정의 달인’이라지만, 실제로는 ‘위원회 행정’을 했다”며 “서울시장 시절 위원회를 80개나 만들어서 골치 아픈 일은 위원회에 맡기고 직접 나서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두 번째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암살된) 10.26 당시 고 전 총리의 행적이 불분명하다”고 말했고, 세 번째로는 “고 전 총리 본인과 아들의 병역 문제가 깨끗이 해명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찬 총리가 제일 어려운 상대”▼
한편 최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홍 의원은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가장 두려운 적은 이해찬(李海瓚) 총리”라며 “이해찬 총리가 ‘반 한나라당’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을 공격하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반한나라당 정서를 묶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나라당 지지율이 40%가 넘어섰는데, 나머지 60%가 반 한나라당이 돼 버리면 저희가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 의원은 “이 총리가 최고의 강적임에는 틀림없지만, 이 총리는 인격적으로 덕을 많이 잃은 인물”이라며 “이 총리는 민주화를 내세워 ‘민주 장사’를 해 온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홍 전 의원은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의 최근 정치 행보와 관련해 “이 전 총재가 결코 DJ처럼 말을 번복해서 정계에 복귀하는 우는 범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인격상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