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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IQ 높아진 TV…바보상자가 ‘보석상자’로!

입력 | 2005-11-10 03:02:00

삼성전자 데이라이트 PDP TV


《“이제 보기만 하는 TV는 TV가 아니다!” TV가 변하고 있다. 디지털 컨버전스(융합)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소비자들의 욕구와 맞닿으면서 첨단 기능을 갖춘 디지털 TV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TV로 게임을 하거나 음악을 듣는 것은 물론 인터넷 쇼핑도 즐길 수 있다. 스스로 화면 밝기를 조절하는 TV도 등장했다.》

○ 생방송도 내 맘대로

LG전자가 5월 내놓은 하드디스크(HDD) 내장형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42∼60인치 크기로 다양하게 생산되는 이 제품은 현재 국내 전체 PDP TV 판매량의 절반을 넘어섰다.

‘타임머신 TV’라고 불리는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생방송을 멈췄다가 볼 수 있는 기능. TV를 켜는 순간부터 1시간 분량이 자동 녹화되도록 돼 있어 스포츠 중계나 드라마 등을 보다가 잠시 자리를 비워도 공백 없이 시청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본 화면 다음부터 자동 녹화된 화면을 보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 개인용 컴퓨터(PC)의 메모리 저장 장치로 쓰이던 HDD가 TV 안에 들어가면서 가능해졌다. 이 제품에는 160기가바이트(GB) 용량의 HDD가 들어가 있는데, 이는 일반 PC 저장 용량의 2∼3배에 해당한다. 고선명(HD) 방송은 13시간, 아날로그 방송은 63시간 분량을 별도의 저장매체 없이 TV 안에 녹화해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 TV가 똑똑해진다

일반적으로 TV는 약간 어두운 조명 상태에서 또렷하게 보인다. 밝은 곳에서는 화면에 빛이 반사돼 화질이 떨어지기 때문.

삼성전자는 9월 이런 단점을 최소화한 ‘데이라이트(Day light)’ PDP TV를 내놨다. 케이블 방송 등을 통한 24시간 채널이 많아진 데다 홈쇼핑, 교육방송 활성화 등으로 지상파 방송이 없는 낮 시간대에 TV를 보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에 착안한 것.

외부의 빛을 특수 필터를 통해 최대한 흡수해 빛의 반사를 막는 데이라이트 기술과 함께 화면의 선명도는 더욱 높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제품에는 또 ‘블루 아이’라는 빛 감지 자동 센서가 달려 있어 주위 조명에 따라 자동적으로 화면 밝기가 조정되는 기능도 있다. 리모컨의 ‘절전모드’ 버튼을 통해 소비 전력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

대우일렉은 TV 화면을 통해 냉장고나 에어컨의 온도를 조절하는 등 홈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출시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TV 리모컨으로 전자레인지의 요리 온도도 조절할 수 있다.

○ 더욱 확대되는 디지털 컨버전스

중견 업체인 디보스는 7월 인터넷 검색과 전자앨범 편집 등이 가능한 액정표시장치(LCD) TV ‘비체’를 선보였다. TV를 보다가 직접 인터넷 쇼핑이나 게임을 즐길 수 있고, 비디오나 DVD 대여점에 갈 필요 없이 TV 앞에서 영화 콘텐츠를 직접 골라 감상할 수 있다.

또 PC나 디지털카메라와 연결해 사진 저장이나 편집을 할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와 MP3 플레이어 등을 TV를 통해 재생할 수 있게 한 제품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LG전자는 LCD와 PDP TV에 다른 디지털 기기의 메모리카드를 꽂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메모리카드 TV’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신혼여행이나 가족여행을 다녀온 뒤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대형 디지털 TV를 통해 감상할 수 있게 된 것.

MP3 플레이어 안에 넣어 뒀던 음악파일을 불러내 TV 스피커를 통해 들을 수도 있다.

강신익 LG전자 한국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앞으로의 TV는 ‘시청용’이라는 수동성과 단순성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이용 욕구를 반영한 능동형 제품으로 계속 바뀌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