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신도시에 들어설 송도국제학교의 조감도(왼쪽)와 학교 내부(오른쪽). 세계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2008년 9월 개교가 목표. 사진 제공 하버드어드바이저리그룹
《인천 송도신도시 개발사업 시행사인 ‘NSC사’가 최근 미국의 비영리법인인 ‘인터내셔널스쿨서비스(ISS)측과 송도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는 등 송도
국제학교 설립이 속도를 내고 있다. 경제특구로 개발되는 송도신도시의‘보석’ 역할을 하게될 송도국제학교의 최종목표는 아시아 최고의 국제학교로 부상하는 것. 송도국제학교 설립을 총괄지휘하고 있는 하버드어드바이저리그룹(HAG)과 이학교의 실질적인 운영을 맡게 될 ISS의 도움을 얻어 송도국제학교의 미래모습을 조명해 본다.》
▽아시아 최고를 지향한다=1만2484m²의 땅에 1700억 원을 들여 짓게 되는 송도국제학교에는 초중고교 과정(12년)이 들어서게 된다. 무엇보다 시설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갖추게 된다. 박물관, 도서관, 체육관은 물론 문화 공연시설까지 들어설 전망이어서 웬만한 대학캠퍼스를 방불케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체육관은 한국에 있는 어떤 국제학교보다도 크게 지을 계획. 학교 어느 곳에서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게 된다. 화상 네트워크를 학교 내부만이 아니라 외부와도 구축하기로 했다.
송도국제학교의 교육 프로그램을 맡게 된 미국 명문사립학교 밀턴아카데미. 밀턴의 200년 역사상 이런 파트너십 체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이와 함께 우수한 교사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우를 최상급으로 해 주기로 했다. 교사 대부분에게 침실 두 개짜리 숙소를 배정하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 교사 1인당 학생비율은 10∼12명 선을 유지하기로 했다.
▽커리큘럼 운영은 어떻게=수학, 과학, 외국어 교육은 반드시 별도 시설이 갖춰진 교실에서 하도록 했다.
중학교까지는 통상 국제적으로 공인된 미국 및 유럽 국제학교 커리큘럼을 채택하기로 했다. 고등학교에서는 국제공통 대학입학자격(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과정을 운영하기로 했다. IB 과정은 학생들이 다른 나라 대학으로 진학하는 것을 돕기 위해 고안된 프로그램. 현재 60개국에서 600여 개 이상의 학교가 IB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고교에서 대학과목을 미리 이수하고 학점으로 인정받는 ‘대학과목 선이수(AP·Advanced Placement)’ 과정도 운영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학교와 네트워크=최근 미국 동부의 명문 사립학교인 ‘밀턴아카데미’와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 이와 함께 미국이나 아시아의 자매결연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고교생을 대상으로 미국 주요 대학들이 주관하는 여름캠프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주목되는 점은 미국 명문대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미국 대학의 입학담당자들을 수시로 초청해 설명회를 갖는 한편 대학 진학 관련 행사를 자주 개최하기로 했다.
▽내외국인 학생비율과 학비=HAG 측은 송도국제학교 전체 정원의 30%는 한국 학생으로 뽑아 다양성을 유지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HAG에 따르면 전 세계 국제학교에서 현지 학생 비율은 평균 37%. 일본, 중국, 인도 등 아시아지역 12개국 국제학교도 현지 학생들이 전체 정원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송도국제학교의 연간 학비는 평균 2만500달러(약 2050만 원)로 학생들은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된다. 아시아지역에서 도시별 국제학교의 연간학비는 △상하이 2만 달러 △베이징 1만7730달러 △도쿄 1만7530달러 △오사카 1만4684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향후 일정 및 성공의 조건=내년까지는 송도국제학교 운영에 관한 기본 방향을 확정하고 공사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2007년에는 학교운영에 필요한 기본 인력을 채용하고 2008년 9월에 개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8년 350명, 2009년 550명, 2010년 1000명, 2011년 1500명, 2012년 2100명 등으로 신입생 수를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송도국제학교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는 HAG의 마크 포드라슬리 씨는 “송도국제학교의 성공은 전적으로 송도신도시의 성공에 달렸다”며 “송도국제학교가 역동적인 송도신도시의 희망과 가치를 대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 파트너십 체결 美 ‘밀턴아카데미’ 워런 보좌관
“밀턴아카데미가 외국 학교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으로 송도국제학교와 어떤 협력을 하게 될지 기대가 큽니다.”
미국 동부의 명문 사립학교인 밀턴아카데미 교장 특별보좌관으로 있는 조 워런(사진) 씨는 9일 본보와 전화 인터뷰를 갖고 “밀턴아카데미는 송도국제학교에 대한 자문 등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밀턴아카데미는 최근 송도신도시 개발을 맡고 있는 NSC사와 정식 파트너십을 맺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워런 보좌관은 ‘협력 내용에 교사 및 학생교환 프로그램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그런 문제는 차차 논의될 사항 중의 하나”라며 “송도국제학교 교장이 빨리 정해져야 두 학교 간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밀턴아카데미가 송도국제학교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게 된 것은 밀턴아카데미 동문이기도 한 존 하인스 게일인터내셔널 사장의 역할이 컸다고 워런 보좌관은 전했다. 게일인터내셔널은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송도신도시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워런 보좌관은 송도국제학교가 성공하기 위한 필요조건을 묻자 “무엇보다 학교 커리큘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분석적인 사고능력을 키울 수 있는 콘텐츠 등 좋은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여기에 글쓰기 능력도 키워줘야 하고, 유능한 교사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요. 그런 점에서 밀턴아카데미가 송도국제학교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밀턴아카데미는 학생들이 자신만의 관심사항을 발전시켜 나가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탁월함을 존중하도록 항상 교육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사회에 대한 봉사도 많이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1798년 매사추세츠 주에 세워진 밀턴아카데미는 역사가 200년이 넘는 동부의 명문 사립고교. 올해 졸업생의 32%가 하버드 브라운 예일 스탠퍼드 등에 진학할 정도로 명문대 진학률에서 수위를 다투는 학교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시인 T S 엘리엇과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매사추세츠 주)도 이 학교 졸업생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