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금강산에서 열린 제12차 남북이산가족 2진 상봉행사 기간(8∼10일)에 SBS 방송기자의 보도 내용을 문제 삼아 방송 송출 및 취재를 저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10일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방북했던 기자단에 따르면 SBS 기자가 8일 “정부는 일단 이산가족 상봉 때 납북 이산가족을 포함시키는 방식을 유지하면서 북측에 전향적인 자세 전환을 요구할 계획”이라는 방송 멘트를 녹화하는 것을 지켜본 북측 행사지원요원이 이를 문제 삼았다.
이 요원은 ‘납북’ ‘전향적’이라는 용어가 부당하다며 오디오 위성 송출 및 현장 취재를 저지했다. 그는 “통일부가 이 같은 보도지침을 내렸다”고 말하기도 했다는 것.
이후 현장의 남북 적십자사 관계자들은 실무접촉을 갖고 이 일을 없던 것으로 하자는 데 합의했으나 SBS 기자는 9일에도 취재를 저지당했다. 또 10일 오전에는 이산가족작별상봉장에서 YTN 여기자가 북측 행사지원요원의 이름을 취재수첩에 적었다가 수첩을 북측 요원에게 빼앗긴 뒤 남측 당국자를 통해 돌려받았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