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구 플레이는 동반자도 ‘공범’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 사진 제공 전현지 프로
《‘아는 것은 힘이다.’ 골퍼 스스로가 심판인 골프에서는 특히 그렇다. 룰을 잘 활용하면 벌타 없이 난관을 헤쳐 나올 수 있다.
미셸 위(위성미)는 지난달 삼성월드챔피언십 2라운드 당시 ‘벌 알레르기가 있다’며 덤불에 빠진 볼을 무벌타로 드롭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그런데 가장 기본적인 룰도 모르거나 지키지 않는 주말 골퍼가 의외로 많다. 볼이 분실된 지점에서 새 볼을 드롭해서 친 뒤 1벌타만 계산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 ‘분실구=1벌타’는 반드시 바로 직전에 친 지점으로 되돌아가 플레이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국내 골프장들이 원활한 진행을 위해 로컬룰로 설치한 OB티에서 치는 샷이 4번째 샷인 것과 마찬가지로 볼이 없어진 지역에서 치는 경우엔 2벌타가 가산돼야 한다.
국가대표팀 코치인 전현지(33) 프로가 매주 금요일 ‘전현지의 룰 토크’를 연재한다. ‘질문&응답(Q&A)’ 형식으로 알쏭달쏭한 상황에서의 명쾌한 룰 적용은 물론 현명한 플레이 요령도 곁들여 소개한다.
정직과 매너가 실종된 골프 라운드처럼 괴로운 것도 없다. 연습장에서 수백 개씩 볼을 치는 것보다 룰을 바로 알고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안영식 기자 ysah@donga.com
[Q]A가 부주의로 비슷한 러프 지역에 떨어진 B의 볼(오구·誤球)을 쳤는데 OB가 되는 바람에 찾을 수 없게 됐다. 이때 A는 어떤 처벌(벌타)을 받게 될까. 한편 B는 이후 어떻게 플레이하면 될까.
[A]A는 오구를 쳤으므로 2벌타(스트로크플레이) 또는 그 홀의 패배(매치플레이)라는 처벌을 받는다. 그런데 오구로 플레이한 타수는 스코어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A에게 OB에 대한 추가 벌타는 없다. A는 당초 자신의 볼로 홀아웃을 하면 되고 B는 벌타 없이 다른 볼을 원래 위치에 갖다 놓은 후 치면 된다.
오구 플레이는 종종 발생한다. 같은 브랜드의 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로 골퍼들은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자신의 볼에 반드시 표시를 해 둔다. 오구 플레이를 알면서도 끝까지 속이려고 했다가는 큰 낭패를 보게 된다. 자수하여 광명 찾자.
● 스트로크 하기 전에 잘못 정정해야
오구로 플레이한 선수는 다음 티잉 그라운드에서 스트로크하기 전에 잘못을 정정하지 않거나 최종 홀이라면 퍼팅 그린을 떠나기 전에 잘못을 시정하지 않으면 ‘경기 실격’의 중벌을 받는다.
● 해저드 안에서 오구 플레이는 무죄
해저드 안에서는 오구를 몇 번이나 쳐도 벌타가 없으며 해저드 안에서 오구를 플레이한 모든 스트로크 수도 스코어에 포함되지 않는다.
● 오구를 스트로크해 헛친 경우
골프에선 헛친 것도 스트로크에 해당되기 때문에 2벌타(스트로크플레이) 또는 그 홀의 패배(매치플레이)가 된다. 하지만 러프에 있는 자신의 볼을 쳤는데 그 옆에 숨어 있던 버려진 다른 볼도 함께 움직였을 경우에는 벌타가 없다.
전현지 chunpr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