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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慶全線 복선화 노선갈등 팽팽

입력 | 2005-11-11 06:36:00


경남 함안군과 문화재청이 경전선(慶全線) 복선전철사업의 노선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맞서 공사 차질이 우려된다. 함안군은 주민 편의와 지역 발전을, 문화재청은 주요 문화재 보호를 각각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어 타협점을 찾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경전선 복선화사업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밀양 삼랑진∼진주∼광양에 이르는 157.5km의 단선 철도를 복선 및 직선화하는 공사다. 이는 경부선과 호남선을 이어 남해안 동서축 간선 철도망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가야읍 통과구간인 6공구(산인면 입곡저수지∼가야읍 춘곡리 앞) 6.16km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실시설계 용역이 끝나고 노선이 확정, 고시됐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함안군과 경남도를 경유해 다섯 차례 제출한 국가문화재 현상변경 신청을 모두 허가하지 않았다.

문화재청은 “문화재보호위원회에서 아라가야 문화재가 산재한 중심지를 통과하는 노선(기본안)은 문화재 보존과 관리에 영향을 주고 주변의 자연환경 및 경관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부결 처리했다”고 밝혔다.

기본안이 지나는 구간에는 사적 67호인 성산산성과 사적 84, 85호인 도항·말산고분군이 위치해 있고 함안읍을 중심으로 경북 경주처럼 많은 문화재와 고분이 흩어져 있다.

문화재청은 10일 “계획을 바꿔 다시 신청하거나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라”고 최종 통보했다.

이에 대해 함안군은 “주민들의 역사 이용 접근성과 향후 함안 발전 축으로서의 기능 등을 감안할 때 기본안이 가장 적합하다”며 “건설교통부와 시설공단이 검토 중인 대안노선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철도가 유물 지대를 지나가는 것이 아라가야 문화를 대외적으로 홍보하는데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함안군 관계자는 “시설공단이 계속 대안노선을 추진한다면 행정지원 중단은 물론 노선 논의에 일체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안읍 주민 2000여 명도 기본안대로 시행해 줄 것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했으며 군의회와 지역 향토사연구단체도 같은 입장이다. 주민 대표들은 문화재청 항의방문도 준비하고 있어 갈등은 증폭될 전망이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