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전무직은 ‘쇠도 녹아나는 자리’로 불린다. 축구 행정을 총괄하는 자리로 축구인과 팬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일을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0일 선임된 김호곤 축구협회 전무는 앞으로 이 힘든 일을 어떻게 수행해 나갈까. 김재명 기자
“축구하듯 열심히 하면 못할 게 없다는 생각입니다.” 김호곤(54) 대한축구협회 전무. 그는 지난달 전무에 선임된 이후 헬스클럽에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축구협회의 국정감사 후속 처리, 법인화 추진, 2006 독일 월드컵 본선 대비 등 중요한 업무가 산적했기 때문이다.
○ “화합의 축구행정 펼칠겁니다”
축구가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축구 행정에도 팬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축구협회 전무의 이름도 선수 및 감독 못지않게 인터넷 게시판에 자주 오르내린다. 때문에 축구협회 전무는 ‘쇠도 녹아나는 자리’라고 불린다.
축구계에는 협회를 견제 또는 비판하는 각종 ‘재야 단체’가 있다. 김 전무 자신도 전무 내정자로 오르내릴 때 “축구만 알지 전문 행정가로서는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 전무는 “축구에 관한 행정이기 때문에 아주 동떨어진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축구인의 화합’을 주요 목표로 내세웠다.
그는 장기적으로 축구 환경개선을 위해서는 유소년 축구 활성화, 군 복무 시에도 운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군 축구대회 창립 등을 추진해 보겠다고 말했다.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역시 2006 독일 월드컵. 김 전무는 딕 아드보카트호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위해 분주하다.
○ 獨월드컵 45일간 소집훈련
“내년 1월 15일경부터 2월 말까지 45일간 소집훈련을 실시하고 이 기간에 7차례의 대표팀 간 경기(A매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훈련을 거쳐 내년 2월 20일경에 예정된 아시안컵 예선전에 나갈 겁니다.”
김 전무는 현재 당면한 2006 독일 월드컵 준비 관계로 프로팀들에 선수 차출 협조를 요청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대표팀 선수 차출로 인한 프로팀의 피해를 줄이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무는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자만심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인구를 바탕으로 성장세가 무섭고 일본은 축구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구축해 저변이 두껍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이 현재 조금 낫지만 언제든지 뒤처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