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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사이트가 혹세무민?…소요 검색하면 사르코지 광고 떠

입력 | 2005-11-12 03:01:00


“사업은 사업일 뿐 정치나 인권에는 관심 없다.”

구글, 야후 등 검색사이트들의 윤리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프랑스에서는 파리 소요 사태에 대한 집권 여당의 정치선전 광고를 전면에 배치하는가 하면 중국에서는 반정부 세력을 탄압하는 데 동원돼 물의를 빚고 있다.

▽프랑스에선 정치 선전에 쓰여=2주일째 계속되는 소요 사태를 알아보기 위해 ‘구글 프랑스(www.google.fr)’에 접속한 프랑스인들은 황당한 경험을 하고 있다.

‘폭동(´emeute)’, ‘인간쓰레기(racaille)’, ‘교외(banlieue)’ 등의 단어를 검색하면 거친 발언으로 소요 확산을 초래한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의 광고가 상단에 나타나기 때문.

‘외곽지역 폭동: 질서를 회복하려는 사르코지 장관의 정책을 지지해 주세요’라는 문구의 이 광고는 사르코지 장관이 총재로 있는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홈페이지(www.u-m-p.com)로 연결된다. UMP 대변인은 “누리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구글에서 검색어들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우파 진영에서는 ‘탁월한 선택’이라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한 누리꾼은 “돈만 되면 정보 왜곡을 서슴지 않는 수전노”라며 구글을 비판했다. 한편 사르코지 장관은 10일 한 TV에 출연해 “방화를 자행한 청소년들을 폭도로 규정해 온 인식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며 여전히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중국에선 인권 ‘모르쇠’로 나가=중국에서는 검색사이트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 검색 차단이 계속되고 있다.

야후에 인수된 알리바바닷컴의 마윈(馬雲) 회장은 9일 스타오(師濤) 기자의 개인정보를 중국 정부에 제공한 야후 홍콩을 옹호했다.

스 기자는 중국 정부의 비밀 문건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로 올해 4월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야후 홍콩은 스 기자의 개인정보를 중국 공안에 제공해 그의 체포에 협조했다.

중국에 진출한 야후, MSN 등 검색사이트들은 ‘대만 독립’ ‘파룬궁(法輪功)’ 등의 단어에 대한 검색을 차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반체제 작가 류샤오보(劉曉波) 씨는 “소비자들을 속이고 독재 정권을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