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체들이 우수 인재 확보와 기업이미지 제고에 팔을 걷어붙였다.
최고경영자(CEO)들이 인재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가 하면 기업 PR와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등으로 ‘회사 얼굴 알리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은 그동안 ‘공해산업’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도 받아 온 것이 사실. 이런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 ‘홍보맨’으로 변한 CEO들
LG화학은 노기호 사장이 2일 중국 칭화(淸華)대에서 화학공학 관련 학생 300여 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 뒤 10일 채용 설명회를 개최했다.
허태학 삼성석유화학 사장은 ‘강연 전도사’로 불린다. 2003년 사장 부임 후 나선 강연만 60여 차례. 민관군을 넘나들며 지속적인 강연을 하고 있는 허 사장은 기업 PR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이달 초 소비자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석유화학 제품에 ‘3·2 웨이(Way)’라는 브랜드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소비재가 아닌 2차 산업 제품에 브랜드가 도입된 것은 처음이다.
SK㈜는 ‘행복 나눔 경영’을 모토로 꾸준한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높이고 있고 현재 미국과 중국에서 채용 설명회를 갖는 등 해외 인재 확보에 적극적이다.
삼성토탈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맞춰 고속도로와 김포공항 등에서 옥외 광고를 시작하며 기업 PR에 부쩍 신경 쓰고 있다.
○ 새롭게 부는 변화의 바람
유화업계는 2003년에 이어 지난해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렸다.
투자 재원을 확보한 덕에 올해에는 적극적인 증설 경쟁에 나서기도 했다.
SK㈜ LG화학 한화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등 석유화학업체들은 그룹에서 ‘캐시 카우(Cash Cow)’ 역할을 하는 효자 기업들.
하지만 ‘석유화학산업=공해산업’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데다 이공계 기피 현상으로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데에 어려움이 많은 게 고민. 최근 몇 년 사이의 호황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기업 알리기와 인재 유치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의 김평중 기획조사팀장은 “석유화학업체들은 그동안 외환 위기와 공급 과잉 문제 등으로 오직 생존하는 데에만 신경을 썼지만 이제 기반이 안정되면서 분위기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