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건 기자
‘제2의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성공 신화를 이어 간다.’
달리는 차 안에서도 초고속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한국의 휴대인터넷 ‘와이브로(WiBro)’ 서비스 기술이 국제기술표준으로 채택됐다.
한국이 국제기술표준을 정하는 데 있어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와이브로 서비스는 전 세계적으로 이제 시작 단계에 있는 기술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와이브로 서비스에 필요한 통신장비와 운영 노하우를 외국에 팔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정보통신부는 최근 대만에서 열린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회의에서 와이브로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최종 확정돼 다음 달 초 책으로 출판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와이브로는 정통부 산하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삼성전자, KT 등 민간업체가 협력해 만든 기술로 CDMA의 뒤를 잇는 한국 정보기술(IT)의 성공사례가 될 전망이다.
앞으로 외국에서 와이브로 서비스가 시작되면 삼성전자는 휴대전화를 비롯한 단말기를 팔 수 있고 KT는 외국 기업에 로열티를 받고 서비스 노하우를 수출하게 된다.
진대제(陳大濟) 정통부 장관은 “내년 4월에는 한국에서 와이브로 서비스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될 예정이어서 국내 기업이 단말기 및 통신장비 분야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인텔과 삼성전자 등 통신장비와 단말기를 생산하는 업체들의 모임인 ‘와이맥스 포럼’도 이동하면서 인터넷을 할 수 있는 ‘모바일 와이맥스’ 규격의 하나로 와이브로 기술을 인정했다. 론 레스닉 와이맥스 포럼 이사장은 “한국의 와이브로 서비스를 보기 전에는 이런 서비스가 당장 가능하리라고 믿지 않았다”며 “와이맥스 포럼이 와이브로 기술과 서비스의 노하우를 세계로 퍼뜨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와이브로(WiBro):
한국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동형 휴대인터넷 통신기술. 무선(Wireless)과 광대역초고속인터넷(Broadband)의 합성어로 통신 케이블 없이 무선으로 어디서나 초고속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부산=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