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건너편의 교동도가 가깝게 바라다 보이는 인천 강화군 하점면 망월리는 ‘달맞이 마을’ ‘지평선 마을’로 불린다.
티끌 먼지가 바닷바람에 깨끗이 실려가서 인지 밤하늘에 떠 있는 달이 유독 커 보인다. 바다와 맞닿은 간척지 평야지대는 끝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드넓다.
강화도 서쪽 끝자락에 자리한 이 곳은 전국에서 찹쌀 산지로 유명하다.
들판 한가운데 120여 가구가 몰려 사는데 주민의 80%가 60만 평 논에 찹쌀농사를 짓는다. 30년 전부터 찹쌀 작목을 특화 재배해 품종 선택이나 건조 방법이 다른 지역보다 뛰어나다.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주로 8∼10월에 수확하지만 이 곳만의 독특한 건조기술을 통해 찹쌀에서 흰빛이 돌도록 한다. 찰기가 많은 것이 특징.
80kg 기준의 1가마가 20만∼25만 원에 거래된다. 주민들은 20kg, 40kg 짜리로 포장한 찹쌀을 택배로 공급한다.
이 곳의 또 다른 특산물은 최근 수확을 끝내고 본격 출하되고 있는 ‘논두렁 콩’.
산자락의 밭이 아닌 논두렁에서 재배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껍질은 까맣고 속이 파란 ‘서리태’에 속하는 종자다.
노는 땅을 이용해 재배할 수 있고 논두렁에 지저분하게 발생하는 잡초를 억제하는데 효과적이어서 친환경 작물로 꼽힌다.
작목반 회원들은 이달 초 콩 탈곡 시연, 두부 만들기 등 이색 체험행사를 열었다.
망월리 콩은 바람이 잘 통하고 햇빛을 많이 받아 달고 구수한 맛이 많이 난다.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는 이 마을과 자매결연한 사이여서 콩 직거래를 한다.
강화군 농업기술센터 조보환 기술보급과장 “콩은 장을 담그는 장류콩, 반찬용 나물콩, 영양가가 높아 쌀과 썩어 먹는 밥밑콩 등 3종류로 분류된다”며 “망월리 콩은 속이 아주 실하게 여물어 밥밑콩으로 제격”이라고 말했다.
망월리와 직거래를 하려면 작목반장 김형근 씨(016-282-6071)에게 연락하면 된다.
망월리는 바다낚시와 민물낚시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강태공에게도 인기. 마을 위, 아래로 내가저수지와 고려산 골짜기에서 흘러든 폭 30∼70m의 수로 2개(내가천, 삼거천)가 흐른다.
또 마을에서 바다 쪽으로 500m가량 나가면 10여 개의 방파제가 있어 바다낚시를 손쉽게 할 수 있다. 수로와 바다에서 씨알 굵은 붕어와 숭어, 망둥이를 많이 낚을 수 있다.
이 곳의 인심은 아주 넉넉해 외지인이 많이 몰린다. 최근 수도권에서 온 주민 20여 명이 망월리의 폐 농가를 사들여 정착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강화 순무로 건강식품 만든다▼
약쑥, 순무 등 강화 특산물을 연구해 건강식품이나 의약품 신소재를 개발할 ‘강화특화작목연구소’가 17일 문을 연다.
인천 강화군 불은면 삼성리 강화농업기술센터 내에 들어설 이 연구소는 경희대 의대, 한국생명공학연구소와 공동 연구 협력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연구소는 먼저 항암, 비만 억제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강화 약쑥에서 활성화 물질을 추출해 신약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또 약쑥을 이용한 차와 저 알코올 맥주를 개발키로 했다.
정해곤 강화특화작목연구소 실장은 “옛 의약서적이나 민간 의약계에서 좋다고 소개하는 쑥과 순무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뒤 산학연 공동망을 통해 강화 특산 명품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032-930-3567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