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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이슈 점검/치안센터 없는 송도국제도시

입력 | 2005-11-17 08:40:00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뒤 절도범이 극성을 부리는데 치안센터 하나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어떻게 이런 곳을 국제도시라 부르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11월 인천 연수구 동춘동 송도국제도시 P아파트에 입주한 A(32·여) 씨는 9일 오전 11시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온 뒤 깜짝 놀랐다.

안방 문갑과 옷장의 서랍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등 집안이 난장판이었다.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절도범이 3층 베란다 문을 열고 들어와 현금 400만 원과 3000만 원 상당의 귀금속을 몽땅 털어갔다.

A 씨는 “다른 입주자들도 도둑이 들까봐 불안에 떨고 있다”며 “경찰이 방범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는 것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P아파트 인근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B씨는 “추석 이후 이 일대 중개업소 3곳이 컴퓨터와 집기를 털렸다”며 “아파트 주변 도로에 가로등이 설치되지 않아 밤이 되면 외출을 꺼리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뒤 도시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이 도시에는 3월부터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다. 12월까지 446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절도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치안 부재 현상에 따른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 도시에는 현재 치안센터가 한 곳도 없다. 입주에 앞서 행정기관끼리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주민자치센터, 우체국, 소방서 등 기반시설을 건립하지 못했다.

동춘2동에 위치한 연수경찰서 송도지구대가 경찰관 2명을 고정 배치해 매일 순찰차를 타고 방범활동을 펴는 정도. 이는 주민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인력. 야간에 강력사건이 발생할 경우 동춘2동 지구대 사무실에서 이 곳까지 출동하려면 10분이나 걸린다.

경찰은 최근 선학동 대로변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때문에 이 지역에서 순찰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자치부에 지구대 신설을 위한 정원 신설을 요청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아직 계획이 잡히지 않아 주민들은 계속 불안한 마음이다.

P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우리 단지에서만 절도사건이 2건이나 발생했다”며 “도둑이 들 것을 우려해 사설경비업체의 보안시스템을 설치한 가정이 많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