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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화제! 이사람]아드보카트號 조타수 홍명보 코치

입력 | 2005-11-19 03:05:00


“그라운드에 있을 때보다 벤치에 앉으니 마음은 편합니다. 하지만 이란, 스웨덴전에서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하나도 안 보여 당황했어요. 딕 아드보카트 감독과 핌 베르베크 코치의 조언을 듣고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을 보니까 그때서야 비로소 선수들 플레이의 장단점이 보이더라고요.”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36).

그는 위기의 한국 축구를 구하기 위해 9월 대표팀 코치로 변신했다. 2006 독일 월드컵을 향한 ‘아드보카트호’에 합류한 뒤엔 실수한 후배들의 어깨를 끌어안고 “괜찮아”를 속삭여 주는 맘씨 좋은 ‘큰형’이 돼 있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을 보좌하며 3차례의 평가전을 치른 홍 코치를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 다음 날인 17일 만났다.

“선수 시절 지도자가 어떻게 했을 때 기분이 좋았는지 경험을 살려 최대한 선수들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홍 코치는 요즘 어린 선수와 나이 든 선수에게 특히 관심을 많이 가진다. 어린 선수들은 대표팀 적응에 부담스러워하고 나이 든 선수들은 치고 올라오는 젊은 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잘하는 선수와 좀 처진 선수 간의 융합에도 신경을 쓴다. 결국 전력은 선수들 간의 화합에서 나온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우리 선수들을 아주 좋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양발을 사용하는 등 기술이 좋은 데다 무엇보다 열심히 뛰는 모습에 감명을 받은 것 같아요. 그리고 한국 선수들을 잘 이해하고 있는 데다 장단점을 분석해 처방하는 능력이 뛰어나 희망적입니다.”

사실 홍 코치의 대표팀 합류는 반강제적이었다. 홍 코치는 고려대 박사과정에 등록해 공부를 계속할 계획이었다.

“코치를 맡아 달라는 베르베크 코치의 전화를 받고 망설였습니다. 공부를 계속하려고 할 때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0년이 넘게 태극마크를 달고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것을 생각하면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홍 코치는 훈련이나 경기 전후 선수들의 심리상태 등 분위기를 감독에게 전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주제로 토론도 많이 한다. 세계적인 명장이 한국팀을 강팀으로 만들어 가는 전 과정을 직접 보게 돼 아주 중요한 기회가 될 것 같다고.

한편 홍 코치는 내달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제3회 소아암 환자 및 불우청소년 돕기 자선 축구경기를 연다. 기업 스폰서 등 모든 준비가 됐는데 방송 중계가 잡히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