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이번 APEC 정상회의 행사를 통해 외국인 투자 유치 등 유형의 효과는 물론, 국제도시로서의 이미지 제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자평하고 있다. 부산시 가로 곳곳에 내걸린 APEC 깃발의 모습. 부산=최재호 기자
19일 막을 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 부산은 이번 행사를 통해 외국인 투자 유치, 도시 이미지 제고 등 유무형의 막대한 효과를 얻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실제 부산시는 15일 스웨덴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자동차용 베어링 회사인 SKF, 일본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이즈미 요우코조, 미국의 밀랍 인형 박물관 운영회사인 무비월드 왁스 뮤지엄 등 3개사와 총 1억3660만 달러의 투자 유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APEC 개최를 위해 동백공원, 누리공원, 평화공원 등 3개의 시민 휴식공간을 마련했고, 각종 교통 및 기반 시설과 숙박 시설 등도 대폭 확충했다. 부산시는 이 같은 기반 시설이 2020년 올림픽 개최에 도전하는 데 필수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행사 기간 내내 부산을 전 세계에 홍보할 수 있었던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효과. 높아진 이미지로 홍콩과 싱가포르 및 중국의 상하이(上海) 선전(深(수,천))에 이어 동북아 지역 5위에 머물고 있는 부산항의 물동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APEC의 성공적인 개최를 계기로 일각에서 제기되는 국제자유무역도시 추진 논의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기환(玄伎煥) 부산시장정책특보는 18일 “부산발전연구원은 APEC 개최가 4300억 원의 경제 효과와 4000여 명에 이르는 고용 유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며 “단기간에 달성될 목표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앙정부가 지원한 613억 원도 성공적인 행사 개최에 큰 힘이 됐다.
허남식(許南植) 부산시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4강 정상을 포함한 20개국 지도자들과도 자연스러운 접촉을 가져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는 드물게 국제외교 무대에도 데뷔한 ‘최대의 수혜자’. 이런 성과는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서 허 시장에게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요 호텔이 밀집한 해운대 지역의 경우 최악의 교통 체증이 빚어졌고, 교통 통제에 대한 사전 홍보 부족으로 시민들의 원성이 나오는 등 대규모 국제회의 유치에 대한 대가도 컸다. 부산시민은 이 같은 불편에도 96% 이상이 차량 2부제 운행을 준수하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 줬다. 부산의 아름다운 자연과 한국의 문화를 널리 알린다는 취지로 준비했던 관광 프로그램이 참가자가 거의 없어 유명무실했던 것도 ‘옥에 티’였다.
부산=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