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외교안보연구원 대강당에서 열린 유엔 창설 6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유엔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관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 행사는 본보가 후원했다. 김재명 기자
유엔 창설 6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세미나가 1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외교안보연구원 대강당에서 유엔한국협회(회장 박수길·朴銖吉 전 유엔대사) 주최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 중국 일본 등 10여 개국의 전 유엔기구 관계자와 외교통상부 당국자, 학계 전문가 등 70여 명이 참석해 유엔의 개혁 방향과 인권 문제, 핵 비확산체제의 미래 등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첫 발표자로 나선 에드워드 럭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지금처럼 유엔의 개혁 초점이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 수를 늘리는 데 맞춰지는 것은 미국과 유엔의 갈등 구도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엔이 신뢰받는 국제기구로 발전하도록 구체적인 운영 절차와 활동 규범에 대한 개선이 더 시급하다”며 “안보리 상임이사국 개편 문제는 회원국의 폭넓은 여론 수렴을 통해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카시 야스시 전 유엔 사무차장은 “일본이 그간 유엔에 경제적 군사적 외교적으로 크게 기여했지만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해선 국내외적 과제가 여전히 적지 않다”며 “이런 측면에서 최근 일본 내 민족주의의 급부상은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
천영우(千英宇) 외교부 외교정책실장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의 새로운 도전’이란 주제 발표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안전협정이 확산 방지를 위한 효력을 상실했다는 게 NPT의 불행한 현실”이라며 “평화적이고 투명한 핵에너지 공급을 위해 노력하는 국가들에 안정적인 핵연료 공급을 보장하는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