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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日 혐한류는 한국 경계심리 표현”

입력 | 2005-11-21 03:03:00


한국과 중국을 헐뜯는 일본 인기만화는 일본인들의 경계 심리와 서양에 대한 열등감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만화 ‘혐한류(嫌韓流)’에 등장하는 한 젊은 일본 여성은 “일본이 오늘날의 한국을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혐한류는 지금까지 36만 부가 판매됐다.

신문은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한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이 일본을 앞질러 나갔고 동시에 TV드라마와 영화, 음악 등에서 ‘한류’ 열풍이 불어 닥치자 특히 인터넷을 중심으로 반감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한때 아시아의 경제 외교 문화 주도국이었던 일본에 한국과 중국이 도전하고 있는 양상이 혐오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는 것.

뉴욕타임스는 이런 정서의 배경으로 일본의 아시아 각국과의 오랜 불화, 유럽에서 영국의 고립감과 유사한 자기 정체성, 그리고 되도록 아시아를 벗어나 서구를 닮으려고 했던 근대역사를 거론했다. 특히 ‘탈아입구(脫亞入歐)’를 통해 동아시아 패권을 차지하려 한 19세기 계몽사상가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의 사상이 깊이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혐한류’에 등장하는 일본인은 큰 눈에 금발, 코카서스 인종의 모습을 하고 있는 데 비해 한국인은 검은색 머리에 작은 눈, 아시아인 특유의 모습이라는 데 주목했다. 아시아에 대한 우월감, 서양에 대한 열등감과 동경심을 은연중에 노출시켰다는 것.

히토쓰바시(一橋)대 역사학자 요시다 유타카(吉田裕) 교수는 “자신감을 상실한 사람들은 사실 여부를 떠나 위로 받을 이야기를 갈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