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옛 국가안전기획부·사진)의 도청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아 오던 이수일(李秀一·63·호남대 총장) 전 국정원 2차장(국내 담당)이 20일 오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이 전 차장은 도청 사건과 관련해 최근까지 검찰의 조사를 받았으며, 검찰 조사 직후 주변 사람들에게 괴로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전 차장이 검찰 수사의 부담을 못 이겨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전 차장이 이날 오후 8시 20분경 호남대 총장 사택인 광주 서구 쌍촌동 H아파트에서 숨져 있는 것을 파출부 이모(56·여) 씨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이 씨는 “오전에 청소를 하러 갔으나 인기척이 없어 돌아갔다가 이날 오후 다시 아파트에 들어가 보니 베란다 쪽에 흰색 나일론 끈으로 목을 맨 채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전 차장이 유서를 남겼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전 차장은 최근 구속된 신건(辛建) 전 국정원장이 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1년 5개월여 동안 국내담당 2차장(2001년 11월∼2003년 4월)을 지냈으며, 세 차례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 총장은 2003년 12월 호남대 총장에 취임한 이후 가족들과 떨어져 호남대 측이 제공한 아파트 사택에서 혼자 살아 왔다.
광주=김 권 기자 goqud@donga.com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