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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이상 예금자 어디에 얼마나]서울-수도권 분포

입력 | 2005-11-21 03:03:00


본보 취재팀이 8월 말 현재 전국 14개 은행에 10억 원 이상을 맡긴 거액 자산가들의 지역별 분포를 토대로 ‘부자지도’를 작성한 결과 예상대로 수도권에 부자가 몰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범위를 좀 더 좁히면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 지역 3개 구(區)에 집중돼 있다. 부산 대구 대전 등지도 서울 강남 지역처럼 새로 형성된 부자동네에 부자들이 몰려 산다.

하지만 전통적인 부촌(富村)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인구 대비 현금부자 수, 1인당 금액 등에서는 전통 부촌이 신흥 부자동네를 크게 앞질렀다.

○ 1인당 예치금액은 강북이 강세

부자들은 서울에 많지만 서울도 구별로 격차가 컸다.

인구 1만 명당 10억 원 이상 부자 수로 계산한 부자밀도는 강남구와 서초구가 각각 41.0명, 36.1명으로 서울 평균(8.3명)을 크게 웃돌았다. 이 2개 구는 4인 가족 기준으로 1000가구 중 1가구는 한 은행에 현금을 10억 원 이상 넣어 둘 정도의 재산이 있다는 뜻이다.

부자 수로만 따지면 전통의 부촌으로 꼽히는 성북구(성북동), 중구(장충동), 종로구(평창동), 용산구(한남동) 등이 강남에 한참 뒤진다.

그러나 1인당 평균 예치금액으로 보면 확 달라진다. 중구가 32억5000만 원, 종로구가 31억7000만 원, 성북구가 31억 원으로 1∼3위를 휩쓸었다.

반면 강남구는 26억5000만 원으로 공동 5위, 서초구는 서울 평균(25억2000만 원)에도 못 미치는 23억8000만 원으로 9위에 그쳤다.

강남 지역에 부자가 많기는 하지만 일대일로 비교하면 여전히 강북 부자에게 밀린다는 것을 보여 준다.

○ 검소한 부자 많아

부유층 고객을 전문으로 상대하는 은행 프라이빗뱅킹(PB)센터 직원들은 “같은 부자라도 신흥 부촌과 전통 부촌 고객의 행태와 문화는 꽤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조흥은행 서춘수(徐春洙) PB강북센터 지점장은 “강북 부자들은 대체로 강남에 비해 나이가 많고 전통적인 제조업을 하는 기업체 사장이 많다”고 말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자산관리사를 찾는 강북 부자들은 운전사가 딸린 고급 승용차에서 내리긴 하는데 정작 차림은 검소할 때가 많다”고 했다. 수십억 원을 예금하고도 부자 티를 안 낸다는 것.

BMW코리아 김영은(金英恩) 상무는 “성북동으로 대표되는 강북 부자들은 권위와 전통을 중시하는 반면 강남 부자들은 고급스러우면서 자유로운 스타일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들의 이미지를 승용차와 백화점에 비유한다면 강북은 ‘벤츠에 신세계백화점’, 강남은 ‘BMW에 현대백화점’의 모습을 보인다는 것.

○ 인천은 전통의 중구, 경기는 분당

인천은 1883년 개항 때부터 번영을 누렸던 중구가 단연 두드러졌다. 현금부자 1인당 평균 예치금액이 22억 원으로 많은 편인 데다 부자밀도도 1만 명당 5.4명으로 인천 평균(0.8명)보다 월등히 높았다.

인천 서구는 현금 부자 수가 12명에 그쳤지만 1인당 예치금액은 35억3000만 원으로 전국 최고였다. 최근 검단, 당하지구 등 택지개발 사업으로 토착 주민이 거액의 보상금을 받은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 지역은 분당과 일산신도시가 속한 성남시와 고양시가 대표적인 부촌으로 나타났다.

경기 지역을 시군까지 세분화한 국민, 신한, 하나은행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성남시는 10억 원 이상 예치한 부자가 429명으로 경기도 전체(3개 은행 합계 1351명)의 32%를 차지했다. 고양시는 173명(13%)으로 뒤를 이었다.

용인시는 105명으로 경기 지역 부자 수에서 3위였지만 1인당 예치금액은 29억9000만 원에 이르러 ‘알부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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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