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자격증이 없는 교사나 외부 전문가도 학교장이 될 수 있는 교장초빙공모제가 내년 9월 시범 운영된다.
이는 교장 문호 개방의 취지가 있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주장하는 교장선출보직제를 변형해 일부 수용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4일 현재 교장자격증이 있는 교원을 대상으로만 시행 중인 초빙교장제도를 대폭 개선해 자격증이 없어도 교장이 될 수 있는 교장초빙공모제를 내년 2학기부터 시범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농어촌 우수고교 육성학교,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 학교, 농어촌 복합도시 학교 등 150여 개 학교를 대상으로 일정한 교육 경력을 갖춘 교육공무원 등을 학교장으로 선임해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교장선출보직제는 현재 고려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니다”며 “교장자격증제도의 골격을 유지하되 자율학교처럼 최고경영자(CEO)형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교장 문호를 점차 개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교장자격증이 없는 교사도 교장이 될 수 있는 통로를 만들 것을 요구해 온 전교조에 대해 교육부는 교장초빙공모제를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는 교원단체가 교원평가제를 반대하는 상황에서 제한적이긴 하지만 획일적인 교장자격증제도의 단점을 보완하고 전교조의 요구도 반영한 절충안이라는 지적이다.
12월 1일 연가투쟁 계획을 선언한 전교조의 26일 대의원대회를 의식해 ‘당근’을 줌으로써 상대적으로 온건한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교장초빙공모제를 통해 아무나 교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발상은 교원의 전문성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무자격자의 교직 개방은 학교 현장을 뒤흔들어 교직 사회의 황폐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인철 기자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