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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블로그가 ‘竹의 장막’ 허문다…올해 200만개 생겨

입력 | 2005-11-25 03:05:00

女공산당원의 도발적 블로그솥뚜껑과 뒤집개로 신체 일부를 가려가며 뭇 남성의 애를 태우는 자칭 20대 여성 공산당원 ‘무무’의 블로그에 올라 있는 도발적인 사진. 사진 제공 뉴욕타임스


《#사례 1

최근 중국 남성들은 ‘무무’라는 25세 여성의 블로그에 후끈 달아 있다. 무무는 매일 저녁 자신의 블로그에 접속해 얼굴을 가린 채 온갖 도발적인 자세를 선보인다. 더욱 놀라운 것은 무무가 ‘나는 공산당원’이라고 밝힌 것. 상하이에 산다는 것, 당원이고, 춤을 잘 춘다는 것 외에는 신상을 절대 밝히지 않고 있지만 수만 명의 남자 블로거가 그의 열렬한 ‘추종 세력’이다.

#사례 2

베이징에 사는 왕샤오펑 씨는 ‘다이싼거뱌오(帶三個表·시계를 세 개 찼다)’라는 이름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그의 블로그 이름만 보고서도 박장대소한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트레이드마크인 ‘싼거다이뱌오(三個代表)론’을 패러디했기 때문. 이름에 걸맞게 왕 씨의 블로그는 시사 문제에 대한 따끔한 풍자로 가득 차 있다.》

엄격한 언론검열이 이루어지는 중국에서 블로그가 통제와 엄숙주의의 장벽을 허물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4일자에서 ‘여성 공산당원이 중국의 온라인 혁명을 이끌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백가쟁명 백화제방(百家爭鳴 百花齊放·누구든 자기의 의견을 말할 수 있다는 1950년대 중국의 정치 구호)’의 불을 댕기고 있는 중국 블로그의 급성장세를 소개했다.

이 신문은 올해 중국에 초고속 인터넷의 열풍이 불면서 삽시간에 100만∼200만 개의 새로운 블로그가 태어났다고 추산했다. 최근까지도 블로그에 시사 풍자 글이 올라오면 당장 접속이 끊기거나, 정부의 입장을 옹호하는 천편일률적인 댓글이 줄줄이 달리곤 했지만 이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블로그를 일일이 검열하기는 어렵게 됐다는 것.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의 자오창 교수는 “중국에서 식탁에서는 무슨 말이든지 할 수 있어도 밖에 나가서는 말을 할 수 없다는 속담이 있지만, 이제 블로그가 새로운 ‘식탁’들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로거들은 정부에 도전하지만, 이는 유머를 이용한 도전”이라는 설명이다.

오늘도 저녁마다 뜨거운 남성들의 눈길을 받으며 일일이 질문에 답하는 무무는 최근 한 온라인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최근까지 중국에서 사생활이란 섹스를 포함한 남녀관계뿐이었죠. 정치적인 사회에서 상업적인 사회로 바뀌는 요즘 세상에 살아서 기뻐요. 그 덕에 나만의 사생활인 블로그를 즐길 수 있으니까요.”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