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대관령목장 안의 대관령 고개마루 해돋이 전망대에 있는 방향안내 표석. 뒤에 보이는 지주는 최근 대관령 마루에 가설된 풍력발전기다. 평창=조성하 여행전문기자
《올 한해 일곱 차례에 나누어 연재한 ‘백두대간 즈려밟기’. 산악인의 전유물처럼 돼 버린 백두대간 마루금 밟기를 여행자도 체험토록 하자는 시리즈였다. 그간 대간을 따라 지리산을 천왕봉부터 노고단까지 종주하고 남덕유와 덕유산을 구간별로 종주했고 삼도봉 태백산 점봉산 설악산은 대간 마루의 백미만 골라 트레킹을 했다. 그 마무리로 새해 첫날 해맞이를 위한 ‘대간마루 해돋이 명소’를 소개한다.》
도로를 따라 자동차로 오르는 대간의 고갯마루. 그리 많지 않다. 그중에서도 동해 해맞이가 가능한 ‘해돋이 대간마루’는 세 곳 정도. 모두 강원도 동해안으로 댓재(태백∼삼척) 백복령(정선∼동해) 대관령(평창∼강릉).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보듯 대간마루도 고도가 높아야 전망이 좋다. 해돋이 대간마루를 해발고도로 보니 대관령의 영동고속도로 준공기념비(865m) 댓재(810m) 백복령(780m)의 순이다.
해돋이 전망은 고도보다 주변의 지형에 좌우된다. 실제 답사 결과 해돋이 풍광이 좋기로는 댓재(지방도 424호선) 백복령(국도 42호선) 대관령(지방도 456호선·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하행선휴게소 터)순으로 나타났다.
○ 산죽으로 뒤덮인 댓재
국내 고갯길 중 가장 높은 만항재(지방도 414호선·정선)를 지나 함백산 금대봉 은대봉과 대덕산 덕항산을 거쳐 북상하는 대간이 두타 청옥 두 산으로 뻗어나가는 도중 지방도 424호선과 만나는 곳. 그곳이 댓재다. 이 도로는 삼척의 서와 동, 하장과 미로 두 면을 잇는 길로 고갯마루에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8년 전에야 고갯마루에 휴게소가 들어설 만큼 통행량이 많지 않은 이 길. 완만하면서도 일정한 경사와 적당한 커브, 그리고 바다를 향해 탁 트인 전망은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시닉 드라이브(scenic drive·경관 좋은 길) 코스다.
오후 7시 댓재 마루.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두둥실 삼척 앞바다에서 떠올랐다. 그 뒤로 삼척시내 불빛과 바다를 수놓은 오징어잡이배 집어등의 불빛이 아름답다. 달맞이 고개로도 손색없다. 이튿날 오전 7시. 고갯마루는 햇살광장이 된다. 바다에서 떠오른 아침해의 강한 햇빛 덕분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있다. 해뜨기 전 30분간 동편 하늘을 채색하는 여명이다.
해를 마주하며 삼척시의 바다로 가는 길에 천은사를 찾았다. 고려학자 이승휴 선생이 ‘제왕운기’를 집필한 곳인데 절과 절터가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일주문과 해탈교를 잇는 호젓한 오솔길과 더불어.
갈매기 한가로이 노니는 자그마한 삼척항. 이곳에서 아침을 맞는다면 곰칫국은 필수다. 아귀보다 더 흐물흐물한 살과 뼈가 김치와 어울려 내는 시원한 맛은 잊을 수 없다. 지난해 개장한 삼척온천(스파빌)도 휴게소로 적당하다.
○ 백복령과 대관령
국도 42호선의 백복령. 대간마루 가운데 이처럼 처참히 파괴된 곳이 없다. 고개 옆 자병산은 석회석 채취로 뭉개진 상태다. 백복령에는 전망대를 대신할 만한 괜찮은 공터가 근처에 있다. 댓재보다 시야의 폭이 훨씬 넓다. 왼편으로 정동진 근방, 오른편으로 삼척, 가운데로 동해시가 내려다보인다. 고갯마루에는 가건물 휴게소도 있다.
대관령은 익히 잘 알려진 해돋이 명소. 옛 영동고속도로의 대관령휴게소(하행선)에 주차시키고 계단으로 고속도로준공기념비공원에 올라섰다. 이곳의 시야 폭은 백복령보다 넓지만 그만큼 긴장감이 떨어진다. 오른편 대간의 능경봉(1123m)이 전망 포인트다. 눙경봉까지 등산로(1.8km)는 대간마루금을 따른다.
삼양대관령목장 안의 대관령에도 전망대(1140m)대가 있다. 상행선 휴게소에서 횡계리로 이어지는 지방도 456호선으로 20분 거리다. 목장 안의 대관령은 훨씬 목가적이다. 부드러운 구릉의 대간마루에는 풍력발전기가 있고 고갯마루 아래로는 동해와 강릉시의 멋진 풍광이 펼쳐진다. 목장매표소(입장료 5000원)에서 고갯마루 전망대까지 산길 4km는 내 차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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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정보
◇해돋이 대간마루 찾아가기 ▽댓재=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국도 7호선∼삼척∼국도 38호선(태백방향)∼미로∼지방도 424호선∼댓재 ▽백복령=동해∼국도 42호선(임계 방향) ▽대관령=영동고속도로∼강릉나들목∼국도 35호선(임계 방향)∼지방도 456호선(옛 영동고속도로) ▽삼양대관령관광목장=영동고속도로∼횡계나들목∼횡계리 시내
◇들를 곳 ▽삼척항 ‘바다횟집=곰칫국(6000원). 오전 7시 문을 열고 둘째 월요일 쉼. 033-534-3543 ▽횡계리 ‘납작식당’=30년 역사의 오징어불고기. 033-335-5477 ▽삼척온천=365일 24시간 영업. 6000원. www.scspavill.co.kr 033-573-9696 ▽댓재 휴게소=민박도 할 수 있다. 033-554-1123 ▽삼양대관령목장=033-336-0885, www.happygreen.net
평창=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