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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화제! 이사람]브라질 유술‘주지쓰’보급 존 프랭클 교수

입력 | 2005-11-26 03:02:00

강병기 기자


《‘두 마리 토끼’(학문+무술)를 쫓는 벽안의 교수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연세대 언더우드 국제학부 존 프랭클(38·사진) 교수.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한국 무술계의 사범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프랭클 교수는 바로 최근 한국 종합격투기 세계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주지쓰(브라질 유술)의 한국 전파자다.》

주지쓰는 유도가 브라질에 건너가 실전 위주로 변형된 무술. 꺾기 조르기 등 관절 기술이 많다. 주지쓰 선수들이 각종 세계격투대회를 석권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1999년 연세대에서 주지쓰 동아리를 만들었어요. 그때가 한국 주지쓰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는 요즘도 매주 토요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이희성주짓수아카데미’(www.bjj.co.kr·02-313-3392)에서 사범으로 나서 관원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희성 관장은 프랭클 교수가 한국에 주지쓰를 전파할 때 가르쳤던 초기 제자다.

“내게 배우기 시작해 현재까지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은 20여 명이다. 배우러 다닌 사람을 모두 치면 200명쯤 될 것”이라고 프랭클 교수는 밝혔다.

이렇게 전파된 주지쓰는 최근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이종격투기 주관사 엔트리안의 김명(37) 이사는 “한국의 주지쓰는 프랭클 교수에서 비롯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프랭클 교수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 시절(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택하면서부터. 이후 한국문학 속에 비친 외국인의 이미지를 주제로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석사학위는 소설가 현진건을 주제로 받았다. 현재는 연세대에서 한국문학과 비교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미국 종합격투기대회인 UFC를 보면서 무술에 관심을 갖게 됐고 처음엔 각종 동양무술을 익혔다. 그러나 우연히 주지쓰를 익힌 친구와 대련해 보고 자신의 부족함을 알게 된 뒤 방향을 돌렸다.

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450전 무패의 신화적인 기록을 갖고 있던 주지쓰계의 전설 힉슨 그레이시(46)에게 직접 배웠다. 따라서 ‘정통 주지쓰’를 익혔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는 따는 데 평균 10년이 걸린다는 주지쓰 검은 띠 소유자. 1992년부터 13년 동안 주지쓰를 익혀 왔고 10차례에 걸쳐 각종 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주지쓰는 힘이 아니라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체격이 작거나 힘이 약한 여자들도 얼마든지 상대를 이길 수 있다고 본다.

지적인 연마와 육체의 단련을 함께해 온 그는 “한국의 고등학생들이 공부에만 너무 매달려 운동을 소홀히 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