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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수석 “血稅라는 표현 쓸만큼 가혹한 세금 있습니까”

입력 | 2005-11-26 03:02:00


이용섭(李庸燮·사진) 대통령혁신수석비서관이 25일 청와대 홈페이지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혈세(血稅), 적절한 표현인가’란 글에서 ‘혈세’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비서관은 이 글에서 “언제부터인가 언론에 ‘혈세 물 쓰듯’ ‘국민 혈세 어디에 쓰이는가’ 등 ‘혈세’라는 표현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면서 “선동적인 혈세란 말 대신에 국민이 낸 ‘소중한 세금’ ‘값진 세금’으로 순화해서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어사전에서는 혈세를 ‘가혹한 조세’로 정의하고 있다”며 “과연 우리나라에 혈세란 말을 쓸 만큼 가혹한 세금이 존재하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수석의 글은 정부의 부동산세제 강화 방침 등을 ‘세금폭탄’이라고 비판하는 야당과 일부 언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정현(李貞鉉) 부대변인은 “혈세란 말 속에는 국민이 피땀 흘려 모은 돈을 낭비하지 말고 효율적으로 쓰라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며 “청와대 쪽에서 그런 얼토당토않은 말을 하는 걸 보니 국민의 세금을 자기 주머니 속의 동전쯤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 수석은 세제 전문가로 재정경제부 세제실장과 관세청장, 국세청장 등 세정(稅政)의 주요 요직을 거쳤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