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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년만에 모십니다…일제징용 조선인 유골 138位 유족 확인

입력 | 2005-11-26 03:02:00

일제강점하 강제동원 피해 진상규명위원회로부터 일본 도쿄 유텐지에 큰형의 유골이 보관돼 있다는 소식을 들은 감우택 씨(오른쪽)가 25일 부인과 함께 서울 마포구 성산동 자택에서 옛 호적과 진상규명위에 제출한 서류를 살펴보고 있다. 강병기 기자


일제강점기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의 유골 138위(位)의 생존 유족이 확인됐다. 이는 1974년 유골 672위가 유족에게 반환된 이후 최대 규모다.

‘일제강점하 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는 25일 “일본 도쿄(東京) 시 유텐지(祐天寺)에 보관돼 있는 조선인 유골 1136위(북한 출신자 유골 431위) 가운데 138위의 남한 내 유족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1970년 이후 지금까지 남한의 유족이 확인된 조선인 유골은 모두 1060위이다.

진상규명위는 일본 후생성이 7월 초 유텐지에 보관된 남한 출신 군속의 유골 705위의 명부를 한국 정부에 건네주자 유골의 유족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진상규명위는 이 명부와 2월부터 6월 말까지 태평양전쟁 희생자로 신고된 19만572명의 명단을 일일이 비교한 뒤 지방자치단체의 협조를 얻어 138위의 생존 가족을 찾아냈다.

최봉태(崔鳳泰) 진상규명위 사무국장은 “28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제3차 한일 유골문제협의회’에서 유골 138위의 사망 경위와 보관 상태 등에 대한 조사를 일본 측에 요청할 예정”이라며 “유족들이 봉안 의사를 밝힌 유골들을 60여년 만에 모두 국내로 인도해 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은 9월 말 열린 2차 한일 유골문제협의회에서 유텐지 이외의 사찰 등에 보관돼 있는 조선인 유골 147위의 소재지와 강제 노무자 39명의 명부를 추가로 한국 정부에 통보했다.

최 국장은 “후생성이 강제 동원된 노무자의 성명과 본적 등을 기록한 후생연금 명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명부를 넘겨받으면 조선인 유골의 유족 찾기 사업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