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서스자산운용의 ‘하베스트 적립식 주식투자신탁 1호’ 펀드 운용팀. 홍진환 기자
《펀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점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선진국에 비해 너무 높게 고정된 판매수수료는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칸서스자산운용의 ‘하베스트 적립식 주식투자신탁 1호 A’ 펀드는 판매수수료에 불만이 있는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대안이다. 이 펀드는 투자 기간이 길수록, 투자금액이 많을수록 판매수수료율이 낮아지는 게 특징이다. 성적도 좋은편. 설정 후 1년이 조금 지난 현재 1년 수익률이 상위 9% 안에 든다.》
○오래, 많이 투자할수록 유리한 수수료
하베스트 적립식 주식투자신탁 1호 A 펀드는 투자금액에 제한이 없어 일반 투자자에게 적합한 펀드다.
투자자들은 가입할 때 선취 판매수수료로 1%를 낸 뒤 운용 보수를 따로 내야 한다.
최초 6개월은 운용 보수로 연 1.6%를, 6개월∼1년은 연 1.5%를, 다시 1년이 지나면 연 1.2%를 내야 한다. 가입 후 2년 6개월이 지나면 연 1.0%로 고정된다.
칸서스자산운용 유승우 주식운용본부장은 “우리나라 펀드 문화가 너무 단기적이라는 점에 착안해 장기 투자를 유도할 목적으로 이 펀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칸서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다른 펀드와 비교하면 이 펀드의 장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같은 팀에서 운용하는 K펀드는 연간 총판매수수료율이 2.23%로 고정돼 있다. A펀드가 첫해에는 총수수료율이 2.55%로 K펀드보다 높지만 이후에는 낮아진다.
유 본부장은 “원래 A펀드를 집중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판매사들이 취급을 번거로워하는 바람에 K펀드를 내놓게 됐다”며 “두 펀드는 운용체계가 같은 만큼 수익률도 같다”고 설명했다.
A펀드를 판매하는 곳은 대신증권 우리투자증권 하나증권. 판매수수료율을 조정하려면 판매사가 전산시스템을 따로 마련해야 해 판매망이 넓지 않다.
한국펀드평가 이동수 연구원은 “2002년 미국 펀드의 55%는 장기 투자할수록 수수료가 낮아지는 멀티클래스 펀드였다”며 “수요를 감안해 다양한 수수료 체계를 가진 펀드가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5억 원 이상 목돈을 가진 투자자라면 B, C, I펀드에 가입해도 된다. 이들 펀드는 수수료율이 A펀드보다 더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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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가치주만 찾아 투자할 것”
이 펀드의 기본 운용전략은 가치 투자다. 저평가된 기업을 찾아서 집중 투자하는 방법으로 설정 초기 6개월 동안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5개월간 수익률은 시장 평균에 못 미치는 편.
월간 수익률 변동 폭도 커졌다. 특히 제약주를 적극적으로 매입하지 않은 것이 실적을 끌어올리지 못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유 본부장은 “10월 18일 수탁액 1조 원을 돌파하는 등 규모가 커지면서 소형 가치주를 사들이는 것이 어려워졌다”며 “앞으로 편입 종목 수를 조금씩 늘려 변동성을 줄여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상황이 어떻게 바뀌든 업종별 투자비중 조절과 상관없이 기업만 보고 투자하겠다”며 “장기 투자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