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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전막후]연출가作포스터 vs 홍보맨作포스터

입력 | 2005-11-30 03:01:00

연출가의 포스터(왼쪽)와 연극 홍보 마케팅 담당자의 포스터.


연극 홍보 마케팅 담당자의 포스터와 연출가의 포스터는 어떻게 다를까?

12월 2일 막을 올리는 연극 ‘손님’은 2001년 소설가 황석영이 발표한 동명 소설이 원작. 6·25전쟁 당시 황해도 신천에서 일어났던 양민 학살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가볍고 재미있는 작품만을 찾는 요즘 대학로 젊은 관객들의 취향과는 동떨어진 무겁고 진지한 연극인 셈. ‘손님’을 보러 올 ‘손님’을 끌기 위해 고심하던 기획사 측은 머리를 싸맨 끝에 최대한 ‘서정적인’ 느낌이 들도록 포스터 시안을 제작했다.

마케팅 담당자는 “길거리의 포스터는 관객들에게 직접적으로 작품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홍보 수단”이라며 “관객을 끌기 위해서는 실제 연극이 갖는 무겁고 진지한 느낌을 최대한 없애야 할 것 같아 이런 포스터 시안을 내놨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광진 연출이 “이 연극의 분위기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포스터”라고 발끈하고 나섰다. 윤 연출은 “포스터로 관객을 속여서는 안 되며 원래 연극의 의도를 살려 다시 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기획사 측은 연출의 뜻을 존중해 원작의 ‘어두운’ 느낌을 담은 새 포스터를 다시 마련해야 했다. 11일까지. 화∼금 오후 8시. 토 일 3시 6시.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옛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2만∼4만 원. 02-762-0010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