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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 가전업계 짝짓기 마케팅

입력 | 2005-12-01 03:00:00


▼MP3+콜라 ‘톡톡 튀는 만남’▼

‘휴대전화와 패션 디자이너’ ‘MP3플레이어와 코카콜라’.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두 업종이 손을 잡는 ‘하이브리드(Hybrid) 마케팅’이 전자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하이브리드는 ‘잡종’ ‘혼혈’이란 뜻으로 성질이 다른 것을 합쳐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의미다.

올림푸스한국이 26일 신형 디지털 카메라 E500 출시를 기념해 마련한 사진촬영대회에는 E500을 손에 든 레이싱걸과 현대자동차의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가 등장했다.

지난달 중순 문을 연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루이비통 매장에서는 LG전자의 71인치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를 통해 패션쇼를 볼 수 있다. 명품 마케팅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굳히려는 두 회사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

하이브리드 마케팅이 많아지는 것은 갈수록 소비자들이 ‘감성과 이미지’에 따라 제품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기술 발달로 가격이나 성능 차이가 없어지자 소비자에게 호감을 주는 감성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다른 업종과 협력하기 시작한 것.

전자업계의 하이브리드 마케팅은 크게 ‘이미지 고급화’와 ‘실용화’로 나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독일 BMW 벤츠 등 명차(名車)나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 유명 패션 디자이너인 로베르토 카발리, 베시 존스 등과 함께 휴대전화나 에어컨 마케팅을 하는 게 대표적인 고급화 전략.

MP3플레이어 제조업체인 레인콤과 코카콜라는 콜라를 사면 레인콤의 온라인 음악사이트 ‘펀케익’에서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는 포인트를 주는 실용 마케팅에 초점을 맞췄다.

전자업계에서는 성공한 하이브리드 마케팅이 브랜드 이미지뿐 아니라 영업 실적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레인콤은 현재 펀케익의 온라인 회원 250만여 명 가운데 35% 정도인 87만5000여 명이 코카콜라와의 공동 마케팅에 따른 성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뜻’을 제대로 읽지 못한 하이브리드 마케팅은 두 제품이나 브랜드 이미지에 역효과를 줄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車+패션쇼 ‘아름다운 만남’▼

최근 국제패션쇼인 ‘2006 봄여름 서울컬렉션’이 열린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

11월 16일부터 열흘간 열린 패션쇼 전시장 입구에는 기아자동차의 새 중형 세단 ‘로체’가 디자이너와 참가자들을 맞았다.

빨강 파랑 은색의 로체 3대가 전시된 전용 부스에서 참가자들은 디자인과 인테리어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품평했다.

행사의 메인 스폰서를 맡은 기아차는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와 패션업계 관계자들에게 로체를 알리고 디자인에 자신 있는 차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려 애썼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에 패션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패션 행사를 후원하는가 하면 디자인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개최해 ‘스타일이 앞선 자동차’라는 점을 강조한다.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는 2일부터 사흘간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 패션쇼 ‘2006 프레타 포르테 부산’ 봄여름 컬렉션을 후원한다.

행사가 열리는 벡스코 1층 로비에 재규어 ‘뉴 XJ’와 랜드로버 ‘디스커버리3’를 전시해 패션 리더의 눈길을 끌 계획이다.

푸조자동차를 파는 한불모터스는 9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푸조전시장에서 단국대 패션디자인학과 학생들과 함께 푸조를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이는 ‘푸조 이색 의상 발표회’를 열기도 했다.

BMW코리아는 올해 초 코코 샤넬, 크리스티앙 디오르, 잔니 베르사체 등 세계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을 일러스트로 전시하는 ‘아트인패션-예술로 기억되는 세계의 패션 일러스트’를 후원했다.

사브가 디자인 관련 전공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사브 디자인 공모전’에 입상한 작품. 사진 제공 GM코리아

GM코리아는 국내 디자인 전공 대학생을 대상으로 사브 디자인 공모전을 열고 있다.

유명 디자이너가 고객이라는 점을 은근히 알리는 ‘입소문’ 마케팅도 동원된다.

“패션 디자이너 지춘희 씨는 재규어를 타고 다닌다”, “앙드레 김 씨가 메르세데스벤츠 뉴 S클래스를 구입했다”는 등 은근슬쩍 입소문을 흘려 ‘세련되고 아름다운 차’라는 점을 부각시키려 한다.

BMW코리아 김영은 상무는 “디자이너에게 사랑받는 차는 고급스러운 차라는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다”며 “신차 발표회와 패션쇼를 함께 여는 등 자동차와 패션이 더욱 밀착된 형태의 마케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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