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부상투혼 남자 90kg이하급에서 2년 연속 우승한 황희태(오른쪽)가 결승에서 최천을 상대로 발목잡아메치기 공격을 하고 있다. 황희태는 “군인정신으로 이겼다”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제주=연합뉴스
‘탱크 상병’ 황희태(27·국군체육부대)가 2005 KRA컵 코리아오픈 국제유도대회(동아일보사 후원)에서 대회 2연패를 이뤘다.
황희태는 2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90kg급 결승전에서 대표팀 후배 최천(20·한국체대)을 다리잡아메치기 한판으로 꺾고 우승했다.
이날 황희태는 허리 무릎 손가락 발목 등 온몸에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나섰다. 경기 중에도 무릎을 꿇은 채 기술을 걸다가 부상이 악화돼 절뚝거려야 했다. 그러나 그는 한순간 숨쉴 틈조차 주지 않고 상대를 몰아붙였다.
그의 유머 넘치는 입담도 여전했다.
“유도 선수가 허리 멀쩡하다고 하면 거짓말입니다. 부상이 좀 있어야 좀 더 경기에 집중하게 돼 성적도 잘 나옵니다.”
지난해 12월 13일 상무에 입대한 황희태는 이달 1일 상병으로 진급해 기쁨을 더했다.
황희태는 2003년 오사카 세계선수권에서 깜짝 우승하며 한국 유도의 간판스타가 됐지만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올해 카이로 세계선수권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마침내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황희태는 “이제 내년 도하 아시아경기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이 목표”라고 밝혔다.
“주특기인 업어치기가 상대에게 노출돼 이젠 붙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붙지 않고도 메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요.”
여자 52kg급 결승에선 김경옥(22·용인대)이 중국의 허훙메이를 조르기 한판으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남자 81kg급 송대남(남양주시청)과 90kg급 최천(한국체대), 100kg급 유광선(여수시청), 100kg 이상급 박준현(대구시청), 여자 48kg급 이선아(한국체대)는 각각 은메달을 획득했다.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장성호(KRA)는 남자 100kg급 2회전에서 일본의 이시이 사토시에게 패했으나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을 따냈다.
제주=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