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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얼룩덜룩 2005]기업체 이색 송년회 붐

입력 | 2005-12-07 03:07:00


“나만의 수호천사가 돼 주세요∼.”

지난달 말 서울 광진구 LG텔레콤 테크노마트지점 직원 30여 명은 동료들의 이름이 적힌 카드를 하나씩 뽑았다. 추첨한 카드에 적힌 이름의 동료에게는 각자 1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 몰래 선행을 베푸는 ‘수호천사’가 된다.

이달 말 열리는 송년회에서는 자신이 누구의 수호천사인지 공개하고 각자 선물 2개를 준비해 하나는 자신의 수호천사에게, 다른 하나는 자신이 수호천사가 돼 줬던 동료에게 줄 예정이다.

양지용(33) 과장은 “책상을 닦아주거나 간단한 보고서를 대신 작성해 주는 등 동료를 기쁘게 만들 일을 눈치 채지 못하게 살짝 한다”며 “늘 함께 있는 동료지만 관심을 갖고 살펴보니 새로운 모습이 보이고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연말을 맞아 ‘색깔’ 있는 이색 송년회가 눈길을 끌고 있다.

춤을 배우거나 각자 개성을 칭찬하는 상을 주는가 하면 봉사활동을 하는 등 연말을 뜻 있게 보내려는 송년회가 줄을 잇고 있다.

○ 색다른 행사 잇따라

‘미소가 아름다운 당신, 패션 감각이 뛰어난 당신, 모두모두 상 받으세요.’

혼다코리아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뒤 부문별 베스트 직원을 선정해 송년회 때 시상식을 열 계획이다.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지닌 직원에게 주는 ‘베스트 스마일 상’을 비롯해 ‘베스트 드레서 상’과 이와 반대되는 ‘워스트 드레서 상’, 가장 데이트해 보고 싶은 ‘혼다의 연인 상’ 등.

가장 느끼한 남자사원을 뽑는 ‘느끼남 상’ 수상자에게는 상품으로 김치 한 포기를 선물할 예정이다.

지난달 말 일찌감치 송년회를 한 LG화학 아크릴사업부는 사내 댄스 동호회인 조이앤댄스 멤버를 초청해 서울 신촌의 댄스홀에서 춤을 배웠다.

팀원 30여 명은 1시간 반가량 재즈댄스를 비롯해 홍익대 앞 클럽에서 많이 추는 클럽댄스, 가수 이효리가 애니콜 광고에서 보여 준 애니콜 댄스 등을 배운 뒤 간단하게 맥주파티를 열었다.

댄스동호회 회장인 김준석(35) 과장은 “댄스 송년회를 원하는 부서별로 신청을 받고 있는데 벌써 5개 부서가 신청하는 등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은 올해 첫선을 보이는 테마형 야외 아이스링크에 직원 가족과 연인을 초대해 함께 스케이트를 타는 행사를 열 계획이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6일 딜러와 언론사 관계자를 대상으로 연 송년회에서 오기소 이치로 사장이 ‘용사마’ 배용준을 흉내 낸 복장을 하고 직접 색소폰을 연주해 박수를 받았다.

아우디코리아도 송년회에 재즈 가수를 초청해 공연을 열고 손을래 회장과 도미니크 보쉬 사장이 직접 노래를 불렀다.

○ 어려운 이웃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송년회도 많다.

국민은행은 5일 서울시청 앞 덕수궁미술관에서 고객 300여 명을 초청해 명사들의 애장품을 경매하고 명품 바자회를 열어 성금을 모금하는 ‘골드앤와이즈 자선 바자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강정원 은행장이 자신과 함께 골프라운딩을 할 수 있는 이벤트를 경매에 내놓아 200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CJ도 계열사별로 복지원을 찾아가 김장을 담그고 연탄 배달을 하는 송년 봉사활동을 벌일 예정이며 CJ홈쇼핑은 14일부터 사흘간 한 부모 가정을 대상으로 스키 캠프를 열기로 했다.

쌍방울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기부 카드를 작성한 사람 수만큼 북한에 내복을 지원하는 ‘북(北)에 전하는 사랑+3도씨’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