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우승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박종일(30·기장군청·사진)이 암 투병 중인 어머니에게 생애 첫 금강장사 타이틀을 선물했다.
박종일은 8일 부산 기장체육관에서 열린 2005 기장장사대회 금강장사 결정전에서 정창진(공주시청)을 2-0으로 물리쳤다.
7월 김천대회 준우승에 이어 처음으로 금강장사에 오른 박종일은 갑상샘암 투병 중이면서도 응원을 나온 어머니 김우순(52) 씨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평소 끌어치기가 특기인 박종일은 이번 대회에선 잡채기를 신무기로 사용했다. 8강전에서 ‘안다리걸기의 달인’ 이성원(구미시체육회)을, 준결승에선 팀 동료 양재모를 잡채기로 눌렀다. 결승 첫 판에선 힘겨루기를 하다 순간적인 잡채기로 정창진을 모래판에 뉘었고 두 번째 판에선 밀고 들어오는 상대를 뿌려치기로 물리쳤다.
박종일은 “투병 중이면서도 절에 다니며 기도를 해주신 어머니와 기쁨을 나누고 싶다”며 “큰 무대에서 황소 트로피를 차지하는 게 꿈이었는데 오늘에야 이뤘다”고 기뻐했다.
LG씨름단의 해체 뒤 구미시체육회에서 새 둥지를 틀었던 이성원은 8강전에서 박종일에게 패한 뒤 6품에 머물렀다. 2품은 양재모, 3품은 허상훈(현대삼호중공업)이 차지.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