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칼라스, 내밀한 열정의 고백/앤 에드워드 지음·김선형 옮김/680쪽·2만3000원·해냄출판사
20세기를 통틀어 가장 빛나는 프리마돈나였던 마리아 칼라스(1923∼1977). 그녀는 스스로 오페라의 역사를 바꿔갔던 신데렐라였으며 동시에 뜨거운 피와 살을 지닌 여인이었다. 그녀의 삶은 비극 그 자체였고, 하나의 거대하고 열정적인 오페라였다.
이 책은 화려한 오페라의 여왕의 내면에 담긴 한 여인으로서의 욕망과 격정적인 삶을 한 편의 소설처럼 펼쳐낸다. 1923년 미국에서 그리스 이민 가정의 둘째 딸로 태어난 칼라스는 어릴 적부터 지독한 근시와 고도비만에 시달렸다. 90kg에 달하는 몸무게로 콤플렉스를 갖고 있던 칼라스는 1953년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오드리 헵번을 본 뒤 11개월 동안 무려 34kg을 감량했다.
칙칙한 고치에서 튀어 나온 한 마리 나비처럼 매혹적으로 변신한 디바는 숱한 스캔들을 뿌렸다. 30세 연상의 남편 메네기니와의 이해타산적 사랑과 이혼, 예술적으로는 통했지만 동성애자라 여자로서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았던 연출가 비스콘티, 바람둥이 선박왕 오나시스와의 꿈결 같은 사랑과 배신…. 지휘자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는 회상한다. “마리아 칼라스는 ‘멜로드라마’ 그 자체였다. 가사, 음악 그리고 행동이 완전히 화합을 이루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