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에서 ‘냉장고 속의 재소자들’이라는 서지문 교수의 글을 읽었다. 만 6년을 수용자를 교육하고 상담해 온 사람으로서 재소자에 대한 관심을 보여 준 데 대해 고마웠다. 하지만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해명하고자 한다.
우선 서 교수는 수용자의 편지를 그대로 인용해 TV 오락 프로그램을 ‘시끄러운 암수 짝짓기’, 교도소의 도서관을 ‘창고’, 교도소에서 대여하는 책들을 ‘여고생의 체험수기’ 등의 표현으로 비하해 거북했다.
지적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감옥은 너무 춥고, 수용자는 읽을 책이 없으며, 녹화하여 제공되는 TV 프로그램은 형편없어 수용자의 교정 교화에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교도소를 냉장고에 비유하며 수도 분할비용의 1000분의 1만 있으면 교도소 난방시설이 가능할 것이라고 정부를 독려했다. 아마 전국 교도소의 수용사동에 난방설비가 최근 완료된 사실을 모르셨던 모양이다.
대전교도소에는 6000여 권을 소장한 도서관이 있다. 해마다 기증자들은 책을 보내오며 매일 수십 명의 수용자들이 책을 빌려간다. 이런 도서관을 ‘여고생의 체험수기를 보관하는 창고’라고 지칭한다면 선의의 기증자들은 모욕감을 느낄 수 있다.
교정시설에서 수용자들의 초등, 중등, 고등 과정은 물론 대학 학사고시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 컴퓨터, 자동차 정비 등의 직업 교육과 어학, 창업 교육 등도 이루어진다. 한 해에도 전국에서 수천 명의 수용자가 학교 과정의 졸업장을 취득하고 새로운 자격을 취득하고 있다. 그 뒤에는 무보수로 봉사하는 많은 교사와 대학 교수들과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있다.
6000여 권의 책을 쓰레기라 부르는 수용자도 있겠지만, ‘책 읽을 기회가 허락된 것’이라며 매일같이 도서관을 드나드는 수용자도 있다. 힘든 일이 싫다며 작업을 거부하는 수용자도 있지만 공장에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며 보람을 찾는 사람도 있다.
신체의 자유를 빼앗긴 재소자들에게 왜 불만이 없겠는가. 하지만 사실과 다른 내용을 확인 없이 그대로 옮겨서는 곤란하다.
이재호 대전교도소 교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