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을 키우며 주민을 한자리에 모으고 장학금을 모금한 ‘시골의사’ 윤홍식 원장은 “내년에는 축제를 열어 좀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양주시청
경기 양주시 덕계동에서 정형외과를 운영하는 의사 윤홍식(55) 씨는 4년 전부터 집 앞 논에서 연(蓮)을 키우고 있다.
보기에 좋고 관련 식품이 건강에 이로워 시작한 연 기르기는 이웃 간 친목다지기와 장학금을 만들어 주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윤 원장은 지난해 3월 정성껏 키운 연을 캐어 지인을 초청해 조촐한 잔치를 열었다. 연으로 만든 조림과 지짐 등을 맛본 이들은 즉석에서 50만 원을 모아 좋은 일에 쓰라고 전달했다. 윤 원장은 인근 덕계고등학교에 이 돈을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학교 측은 “연을 수확할 때 적극 도와주겠다”며 고마워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다시 동네 주민을 초청해 잔치를 열면서 틈틈이 자신이 찍어 온 연꽃 사진을 액자로 만들었다.
학생들이 캐고 학교 조리원이 만든 10여 종의 연 음식을 내놓은 뒤 자신이 찍은 연꽃 사진을 잔치에 참가한 주민 50명에게 판매했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좀 더 많은 돈이 걷혀 덕계고등학교는 물론 인근의 초중학교에까지 장학금을 전달할 수 있었다.
양주에서 군의관으로 근무했던 것을 인연으로 18년 전 양주에 뿌리내린 윤 원장은 10년 전 역시 의사였던 부친이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청진기를 들고 환자를 보살폈던 모습을 잊지 않고 있다.
그는 “연꽃으로 지역 주민을 한자리에 모아 학생을 위한 장학금을 마련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연꽃이 활짝 피는 년 8월에는 ‘덕계골 연꽃 축제’를 열어 더 많은 지인을 초청하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면서 장학금을 모금할 계획이다.
양주=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