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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오늘부터 場外로…“사학법 무효”

입력 | 2005-12-13 03:03:00

한나라, 국회의장실 점거 농성사립학교법 개정안 강행 처리에 반발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12일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했으나 김원기 의장을 만나지 못하자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동주 기자


한나라당이 지난주 국회를 통과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전면 무효화 투쟁에 나섰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앞으로 모든 국회 의사일정을 거부하는 한편 13일부터 장외투쟁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이 소집한 연말 임시국회가 12일 첫날부터 파행됐다.

한나라당은 13일 오전 11시 반 서울 중구 명동에서 ‘사학법 날치기’를 규탄하고 법안 통과 무효를 주장하는 유인물을 나눠 준 뒤 오후 5시에는 서울역 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법안 무효화 홍보전을 벌이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14, 15일에도 영등포역 등에서 홍보전을 벌인 뒤 그 여세를 몰아 16일 오후 서울에서 대규모 촛불 집회를 열 계획이다.

‘전투복’ 입은 朴대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2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여의도 국회 대표최고위원실로 들어서고 있다. 단호한 표정의 박 대표는 이날 평상시 즐겨 입는 치마가 아니라 바지를 입었다. 박 대표는 지난달 국가 정체성 논쟁을 불러일으킨 기자회견을 할 때도 바지 정장을 입었다. 박 대표가 결연한 태도를 보일 때마다 입는 바지 정장은 그래서 ‘전투복’으로 불린다. 김경제 기자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 및 의원총회에서 “당의 모든 힘을 사학법 무효투쟁에 쏟겠다. 지도부부터 비장한 각오로 임해 달라”며 전의를 돋웠다. 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의원들은 앞으로 사학단체가 주최하는 장외집회 등에도 적극 참여하기로 결의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이규택(李揆澤) 최고위원을 본부장으로 하고 사무총장과 원내수석부대표 등 17명이 참여하는 ‘사학법 무효화 투쟁 및 우리 아이 지키기 운동본부’(이하 우리 아이 지키기 본부)도 구성했다. ‘우리 아이 지키기 본부’는 국민과 학부모, 사학단체와 힘을 합쳐 사학법 무효화 투쟁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을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 20여 명은 이날 오전 11시경 사학법 처리 과정의 절차상 하자에 대한 해명과 국회의장직 사퇴를 요구하며 김원기(金元基) 의장실을 항의 방문했으며, 이후 철야 점거농성을 벌였다. 의원들은 “김 의장의 납득할 만한 설명과 사과가 있을 때까지 한 발짝도 의장실을 떠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 의장은 다른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비웠다.

한나라당은 김 의장에 대한 불신임결의안 제출 및 국회 윤리위 제소를 추진하는 한편 김 의장이 국회법이 정한 직권상정의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또 정세균(丁世均) 열린우리당 의장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9일 사학법 표결 때 열린우리당 보좌진과 사무처 당직자들을 동원해 한나라당 의원들의 본회의장 출입을 막아 공무를 방해했다는 이유다.

이 밖에도 △사학법 위헌 소송 △국회 사무총장 해임 권고결의안 제출 △대리투표 의혹 검증도 추진하기로 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