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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사학법 반대 장외투쟁서 목청 높여

입력 | 2005-12-14 03:00:00

사립학교법 개정안 무효화를 촉구하며 13일부터 장외투쟁에 나선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앞줄 가운데)가 서울 중구 명동에서 의원 및 당직자 등과 함께 “(사학법) 원천무효”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미옥 기자


한나라당은 13일 서울 중구 명동 일대에서 박근혜(朴槿惠) 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 40여 명과 당직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우리당의 사립학교법 개정안 강행 처리를 규탄하는 가두집회를 열었다.

17대 국회 들어 한나라당이 장외 투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나라당은 또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이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직권상정하면서 상임위원장의 중간보고를 듣지 않고 제안설명 절차를 무시하는 등 국회법을 위반했다며 불신임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날 의원들과 함께 ‘전교조에 (아이들을) 못 맡긴다’는 어깨띠를 두르고 명동 집회장소에 도착한 박 대표는 임시 연단으로 개조된 1.5t 트럭에 올라 “모든 사학을 전교조가 장악하게 되면 아이들은 영문도 모르고 반미를 외치고, 북한 집단체조인 ‘아리랑’을 보며 탄성만 지를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박 대표는 이어 “이제 전교조가 욕설로 도배된 반(反)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동영상으로 아이들을 세뇌시켜도 막을 방법이 없다”며 “열린우리당이 진정 날치기한 것은 우리나라의 교육, 우리 아이들의 미래, 그리고 헌법정신이었다”고 주장했다.

거리로 나선 박근혜 대표 “사학법 개정안은 무효”

박 대표는 가두집회 후 김수환(金壽煥) 추기경과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智冠) 스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회장 최성규(崔聖奎) 목사 등 종교계 지도자들을 잇달아 면담했다. 사학재단을 많이 보유한 종교 지도자들의 지원을 얻고 장외 투쟁의 명분을 확보하려는 의도에서다.

최 목사는 이 자리에서 “사학재단의 70∼80%가 기독교에서 세운 학교”라며 “기독교뿐만 아니라 조계종 등 7개 종단지도자협의회 차원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내고 사학법 개정 무효화 서명운동 등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어 서울역 광장에서도 강재섭(姜在涉)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과 당직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학법 개정 무효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에 열린우리당 정세균(丁世均) 의장 겸 원내대표는 13일 고위정책회의에서 “길거리로 나갈 바에는 TV토론을 통해 국민 앞에서 공개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리고 심판을 받자”며 한나라당의 조속한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사학련, 청와대에 거부권 청원

한국사학법인연합회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13일 청와대에 제출했다.

홍성철 기자 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