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된 직후 최대 2억 원까지 떨어졌던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아파트 값이 10월 중순 이후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하기 시작했다.
당시 일대 부동산중개업소와 전문가들은 재건축 급매물이 빠지면서 나타난 일시적인 반등이라며 강남 집값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11월 들어 일부 재건축 단지는 8·31 대책 이전보다 올랐고 일반 아파트도 매물이 회수되고 호가도 수천만 원씩 뛰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8·31 대책 입법이 지연되면서 정책이 원안대로 시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호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급해진 정부는 다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강남 집값 오름세를 막겠다고 나섰다.
최근 서울시와 건설교통부는 재건축 층수와 용적률 제한을 완화하지 않을 방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강남 일대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정부 발표로 일부 실망한 매도자들이 호가를 1000만∼2000만 원 정도 낮춰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하고 있다.
재건축 여부와 상관없이 겨울 방학을 앞두고 일반 아파트 매물 등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
전문가들도 재건축은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층고제한 불허 방침으로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강남 주택 공급의 유일한 수단인 재건축 추진을 막아 장기적으로는 가격 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조사에 따르면 내년 서울에서 공급되는 주택은 2만2000여 채. 이 가운데 강남 지역에서 나오는 물량은 10%에 불과하다. 여기서 조합원분을 빼고 일반 분양되는 아파트는 1000채도 채 되지 않는다.
“세금 부담보다 아이들 교육 문제가 더 큽니다. 평당 2000만 원 이상을 주고라도 좋은 집, 좋은 동네에서 살겠다는 사람은 많습니다.” 강남의 한 중개업자 말이다.
강남 집값 움직임에 조급증을 내며 계속 ‘특단의 대책’을 만들어 내는 정부가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