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카드만 대주세요.”
“카드를 다시 대 주세요.”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이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댈 때 흔히 듣는 안내 방송이다.
교통카드와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학생증, 신용카드를 한 지갑에 넣었을 때 버스 단말기가 제대로 인식을 하지 못해 빚어지는 일이다.
승객들은 이런 경우 지갑에서 다시 교통카드를 꺼내 단말기에 대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불편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하대 동아리인 ‘인하벤처클럽’이 카드 중복인식을 막는 지갑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구리나 알루미늄 등 금속재질을 지갑 안에 넣어 교통카드 외에 다른 카드가 단말기에 인식되는 것을 막아준다.
동아리 회원들이 이 지갑을 사용해 100여 차례 버스를 타 본 결과 단말기 오류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 지갑은 최근 여성경제인협회가 주최한 ‘여성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현재 교통카드를 만든 회사에서는 이런 오류를 막을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기존에 보급된 단말기와 교통카드를 모두 교체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당이리 회원인 김혜림(여·23·경영학과 3년) 씨는 “승객이 버스를 탈 때마다 겪는 불편을 피하기 위해 교통카드 지갑을 따로 갖고 다니는 것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1997년 생긴 인하벤처클럽은 회원이 50명. 이 클럽은 스팸 문자나 메시지를 자동으로 걸러 주는 휴대전화필터링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출원을 마쳤다.
또 OMR(광학적 표시 판독장치) 카드 작성 때 여러 번이 아니라 한번 누르면 색을 칠할 수 있는 볼펜을 개발했다.
주선웅(25·컴퓨터공학과 3년) 인하벤처클럽 회장은 “전 회원이 졸업 전에 하나 이상의 특허를 갖고 사회에 나갈 수 있도록 서로 돕고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