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사랑을 모자이크한 ‘우리, 사랑해도 되나요?’. 사진 제공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우리, 사랑해도 되나요’(감독 토머스 베주차)는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크리스마스용 영화다. ‘눈 오는’ 성탄절을 배경으로 가족애의 소중함과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우쳐 주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통해 다이앤 키튼, 클레어 데인즈, 레이철 맥애덤스, 세라 제시카 파커 등 쟁쟁한 여배우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덤이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스톤 일가의 집에 외지에 나가 살던 자식들이 하나둘씩 모여든다. 성탄절을 맞아 큰아들 에버렛(더못 멀로니)은 성공한 비즈니스 우먼인 메레디스(세라 제시카 파커)를 가족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데려온다. 그런데 엄마(다이앤 키튼)와 여동생(레이철 맥애덤스)을 비롯한 온 가족은 탐탁지 않은 표정이다. 둘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커플이라는 것. 유일하게 에버렛의 동생 벤(루크 윌슨)만 메레디스에게 호감을 느낀다. 한편 가족들에게 잘 보이려 노력하면 할수록 일이 점점 꼬이자 메레디스는 동생 줄리(클레어 데인즈)를 지원군으로 불러들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가족들은 메레디스보다 줄리를 더 좋아한다.
첨단을 달리는 뉴요커이자,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멋쟁이, 덤벙대지만, 자기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 마는 메레디스의 이미지는 우리에게도 매우 익숙하다. 세라 제시카 파커가 연기한 메레디스는 ‘섹스 앤드 더 시티’에서 캐리 브래드쇼의 이미지를 상당 부분 복제해온 듯하다.
영화 속에선 젊은 남녀의 사랑뿐 아니라 오랜 시간을 같이 지냈지만 영원한 이별을 앞둔 부부의 사랑, 청각장애자이자 동성애자인 막내아들의 사랑 등 다양한 사랑이 등장한다.
형제끼리 꼬인 사랑을 다룬 점에선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여러 커플의 사랑을 모자이크한 점에선 ‘러브 액추얼리’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그런데 사랑의 인연이 맺어지기까지의 설득력에선 ‘당신이 잠든…’에 못 미치고, 각각 이야기의 정교함에선 ‘러브 액추얼리’를 한참 못 따라간다. 개성 강한 형제들의 캐릭터와 웃음을 전해주는 코믹 에피소드들이 어우러져 크리스마스에 가족끼리, 연인끼리 부담 없이 볼 수 있다. 원제 The Family Stone. 15일 개봉. 15세 이상.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